국내최고 공항 전문가들 "가덕도 지형 험난·보상비도 천문학"
국내 최고 공항·항만 전문가들은 부산이 '해상공항이 세계적 추세'임을 주장하며 가덕도 해상에 동남권 신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해상공항은 몇몇 국가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조성된 것일 뿐 세계적 추세도 아니고, 한국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공항 전문가들은 홍콩의 첵랍콕 공항을 제외하고는 대륙별 허브공항이나 세계 주요 관문공항 중에는 해상공항이 전무하며 해상공항이 많은 일본의 경우 자국 토목전문가들조차 '실패작'으로 자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주 전 신공항건설기획단장은 최근 열린 '동남권 신국제공항 최적입지 선정을 위한 제언' 워크숍에서 "대표적인 해상공항인 간사이공항은 최신 공법을 적용했음에도 침하가 예측한 것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고, 활주로에 균열이 발생했다. 가덕도 해안은 일본의 간사이 공항보다 바닷속 지형이 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건설을 주도한 이상주 전 단장은 부산·인천항만건설사무소장과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부이사장을 역임, 공항과 항만을 동시에 아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가덕도는 평균 수심이 20m 정도이고 뻘이 깊어 건설이 매우 힘들다. 인천공항의 경우 어업보상비가 전체 보상비의 50% 정도 들었는데 가덕도는 대구 산란지로 어업보상비가 많이 들고 인근에 철새도래지가 있어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영남권이 신공항을 요구하는 것도 인천공항으로의 접근이 불편하기 때문 아니냐"며 "신공항 입지가 내륙이냐, 해상이냐를 떠나 이용자가 가장 편리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느냐가 선정기준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정책 전문가는 "공항건설의 요건으로 인근 공항 이착륙 항공기 항로와 서로 간섭이 없는 공간확보와 접근성, 공사비 등 경제성이 기준이 돼야 하는데 가덕도는 김해공항과 공역이 중복되고,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박경진 우주엔지니어링 부사장도 최근 발표한 '해상공항과 내륙공항 특성' 비교에서 "전 세계 주요공항은 대부분 내륙형이다. 내륙공항은 다수 항공수요 거점으로부터 접근성이 양호하고 공사비와 유지비가 해상형에 비해 적게 든다"고 지적했다.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기획실장은 "부산이 사례로 드는 일본의 해상공항은 일본 정부 및 지자체들이 공항 후보지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따라 조성한 일본의 특수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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