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전국체전서 은·동메달 딴 '대구 월촌초교 컬링팀'

입력 2010-07-31 07:52:56

2018 평창올림픽 金, 꿈을 향해 앞으로

2018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출범한 대구 월촌초교 컬링 클럽. 왼쪽부터 박종말 감독, 최원혁, 신성현, 유영준, 이응준, 신성윤, 윤채영, 김가영, 이가은, 김유민, 나윤주, 임유정 선수.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018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출범한 대구 월촌초교 컬링 클럽. 왼쪽부터 박종말 감독, 최원혁, 신성현, 유영준, 이응준, 신성윤, 윤채영, 김가영, 이가은, 김유민, 나윤주, 임유정 선수.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한국 평창이 유치 신청한 2018년 동계올림픽을 향해 '원대한 금메달의 꿈'을 준비 중인 초등학교 여교사와 고사리 손들이 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월촌초등학교 컬링 클럽에서 활동하는 이 학교 2~6학년 남녀 어린이 11명과 감독을 맡은 박종말(49) 교사다. 월촌초교 컬링 클럽 남자 팀은 신성현(스킵·4년), 유영준(서드), 최원혁(세컨드), 이응준(리드), 신성윤(후보·이상 3년) 등 5명, 여자 팀은 김유민(스킵·5년), 임유정(서드·6년), 김가영(세컨드·3년), 이가은(리드·2년), 윤채영(후보·2년), 나윤주(후보·3년)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자 팀의 신성현·성윤은 형제다.

◆금메달 꿈 그리기

지난해 8월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한창 준비할 때다. 경북체육 중·고에서 양궁 선수로 활약한 체육인 출신의 박 교사는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은 컬링이다'는 평소 생각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연아의 성공에 자극받은 박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월촌초교에서 눈여겨본 학생들을 모았고, 학교장과 부모를 설득했다. 월촌초교 컬링 클럽은 이렇게 출발했다.

박 교사는 "한국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을 정복한데 이어 올 2월 밴쿠버에선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며 "세계를 제패할 다음 동계올림픽 종목은 컬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꿈을 향해 한걸음씩

여름방학을 맞은 월촌초교 컬링 선수들은 20~24일 경북의성컬링센터에서 '하계 집중 훈련'을 실시했다. 방학 동안 좋은 경기장에서 기술을 좀 더 단련하고 싶지만 컬링센터 사정(경기장 보수)으로 어쩔 수 없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대신하고 있다. 선수들은 평소에는 오전 7시 학교 운동장에 모여 달리기로 몸을 풀고, 축구와 배구 등을 하며 1시간 정도 기초체력을 다진다. 기술 훈련은 매달 2, 3차례 토요일에 의성컬링센터에서 실시한다. 이동수단은 박 교사의 9인승 승합차다. 박 교사는 사비로 승합차를 마련하고, 대구와 의성을 오가는 운전사 역할을 하지만 스스로 그린 '꿈'이기에 언제나 즐겁다. 선수들도 의성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스스로 컬링 선수가 되길 원한 만큼 컬링센터에 가는 것 자체를 즐거워한다.

여자 팀의 스킵을 맡은 김유민(11) 선수는 "선생님과 아침 운동을 하고 컬링센터에서 기술을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면서 "남보다 목표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모든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월촌초교 컬링 클럽은 팀 구성 후 첫 출전한 올 2월 전국동계체전에서 첫 발을 잘 디뎠다. 제91회 전국동계체전 컬링 대구 대표로 출전, 여자부 2위와 남자부 3위를 차지, 꿈나무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조그마한 성과에 박 교사와 선수들은 모두 큰 자신감을 얻었다. 월촌초교 컬링 클럽은 이제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다. 최근 졸업반인 임유정 선수를 대신할 선수를 뽑았는데, 후보자들이 넘쳐났다. 1명 모집에 10여 명이 몰려 박 교사는 고심 끝에 평소 육상 활동을 한 나윤주 선수를 선발했다. 컬링 클럽의 전국동계체전 입상 소식이 알려지고,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덕분이었다.

◆이젠 한마음으로 꿈 꿔

월촌초교 컬링 클럽은 박 교사의 남다른 의지와 의성컬링센터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출범해 운영되고 있다. 의성컬링센터는 박 교사의 의지를 확인한 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훈련 장소를 무료 제공하는 한편 기술까지 지도하고 있다. 박 교사는 이 덕분에 학부모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컬링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박 교사는 "사실 국내에서 컬링 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여러 여건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의성컬링센터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렀다"고 고마워했다.

월촌초교 컬링 클럽에는 여러 후원자가 생겼다. 월촌초교 이상철 교장과 대구남부교육청이 지원에 나섰고,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냥 무관심하게 지켜보던 학부모들이 "컬링을 시작한 후 아이들이 달라졌다. 집중력이 생기면서 공부도 더 잘 한다"고 칭찬하면서 최근 단체로 컬링 신발을 구입해줬다는 것이다.

의성컬링센터 오세정 훈련원장은 "월촌초교 컬링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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