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장마 한가운데 내리쬐는 태양이 뜨겁다 못해 타는 듯하다.
대구시 북구 태전동 관음타운. 7월의 푸르른 정원에 자리 잡은 고양이 가족들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얕은 숲속, 언제 세상에 나왔는지 아기 고양이들은 앙증맞은 옹알이를 하고, 좀 더 깊은 숲에서는 출산의 피로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듯한 어미 고양이가 풀숲에 나른한 몸을 누인채 가는 실눈을 뜨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인기척에 놀라 비틀비틀 일어서는 새끼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어린 아이들은 어느새 마음을 뺏겨버린다. 노란 유치원복의 꼬맹이가 다가가 "먹어"하며 먹던 빵을 툭 던져주며 인심(?)을 쓴다. "아기 고양이 귀엽지?"라고 묻자 낯선 사람의 관심이 두려운 듯 "엄마"하며 달아나버린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새끼 고양이에게도 세상은 벌써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곳일까. 그들의 눈빛이 어쩌면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글·사진 민경남 시민기자 bisory@yahoo.co.kr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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