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경북환경연수원 마당에 풀어 키웠더니 병아리 8마리 부화
이달 24일 오후 구미에 있는 경상북도환경연수원 본관 앞 화단. 전국자연사랑연합 창립총회에 참석하고 나온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만의 환경부장관, 김성조·이철우 국회의원과 전국에서 온 회원들이 리셉션장으로 들어가려다 발길을 멈췄다. 환경연수원 마당에 있는 '깜짝스타' 철환이와 미옥이 가족 때문이다. 갑작스런 인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스럽게 새끼들과 함께 모이를 쪼고 있는 이들 가족의 모습이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하하, 진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네." "허허, 고것들 참." 모두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이 반가운 듯 웃음을 머금고 한마디씩 던졌다.
철환이와 미옥이는 경북환경연수원에서 올 봄부터 풀어놓고 키우는 수탉과 암탉 부부. 지금은 병아리 여덟 마리를 거느린 대가족을 이루고 연수원 본관과 교육관 주변을 온통 헤집고 다니며, 직원들은 물론 방문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스타가 됐다.
철환이 부부가 연수원의 가족이 된 사연도 사람들을 미소짓게 만든다. 올 봄 연수원 교육생 수료식 때 시연된 전통혼례식의 상에 오른 암탉과 수탉이 바로 이들 부부였다. 혼례식 시연이 끝난 다음 닭도리탕을 만들어 먹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지만 운좋게도 류성엽 원장이 '우리가 키우자'는 용단을 내려 목숨을 건졌다.
그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다음날부터 계란을 생산하기 시작한 철환이 부부는 직원들의 환호 속에 여덟 마리의 병아리를 부화해 지금의 대가족을 이룬 것이다.
이들 가족의 존재는 교육생들은 물론 아침운동을 하는 구미시민, 볼 일을 보러 온 방문객들에게도 이내 알려져 유명세를 타게 됐다.
홍영미(40·여·구미시 오태동) 씨는 "방문객들은 철환이 부부가 자신들은 먹지 않고 병아리에게 한 톨의 모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는 모습과 병아리에게 위협이 된다 싶으면 깃털을 세우고 사람들에게 달려드는 모습, 종종거리는 병아리들의 귀여운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 결국에는 모이를 들고 다시 찾았다"고 했다.
류성엽 원장은 "병아리들이 자라기도 전에 전국의 다른 환경연수원에서 분양신청을 해 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철환이 가족을 자연사랑과 환경운동의 상징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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