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가짜 한우 판매' 또 발뺌 해명, 소비자 더 화나

입력 2010-07-29 09:46:01

신세계 이마트가 수입 쇠고기를 '한우'라고 속여팔다 적발됐다. 경기 광명시가 지난달 17일 이마트 광명점이 판매하던 한우를 수거해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한우가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것. 광명시는 이마트를 경찰에 고발하는 한편 관련 조사를 거쳐 행정조치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가짜 한우 판매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마트'라는 대기업 이름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신의를 저버렸다는 것.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내가 먹은 이마트 한우가 가짜였다는 거냐"며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는 기업에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개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용진 부회장과 최병렬 이마트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가지시 않고 있다. 최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다만 고의로 속여 판매하지는 않았다"며 "광명점의 경우 소형점포라 한우와 수입육의 작업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라벨을 바꿔붙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부회장은 빗발치는 해명 요구에 자신의 트위터에 최 대표의 글을 리트윗(퍼나르기)해 보여주면서 "쇠고기 건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했다.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직원 실수'라며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2008년 12월 남양주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했을 때도, 지난해 4월 전주점에서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삼겹살로 속여 팔았을 때도 현장 직원의 실수나 착오 때문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음식물에 이물질이 발견되고, 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등 PB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해도 성의 있는 사과나 반성이 없이 위기를 모면하기에 급급했다는 것.

이현정(44) 씨는 "차라리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면 좋았겠지만 늘 힘없는 직원 탓만 하고 몰랐다는 식으로 발뺌을 하고 넘어가는 태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수긍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화만 난다"며 "앞으로는 이마트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를 통한 사과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기업이 소비자 전체가 아닌 50만명(4월 기준)에 불과한 트위터 사용자에게만 사과하는 것으로 상황을 매듭지으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 정은숙(49) 씨는 "이마트를 주로 이용하는 주부 고객 중 트위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우리는 그런 사과를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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