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단체장 더 많이 지원"…李대통령·시도지사 간담회

입력 2010-07-24 09:18:02

23일 이명박 대통령과 민선 5기 시도지사의 첫 간담회는 당초 예정보다 1시간을 넘겨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굉장히 진지하고도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장 입장에 앞서 시도지사들과 환담을 나누며 근황에 관심을 나타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는 "(6·2지방선거에서)최고득표했죠"라고 인사를 건넸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는 "최연소 지사네요"라고 덕담을 했다.

환담의 주제는 비 피해였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지리산 같은) 계곡에서는 물이 서서 온다"고 하자 "물이 서서 온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데 어릴 때 제일 생각나는 게 태풍 '사라'호였다. 어른 없이 혼자 시골에 있을 때 정말 겁나더라"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내가 시도지사 출신이니까 시도지사를 만나면 본능적으로 반갑다. 초대가 늦은 것 같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모두 다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사람이 당선됐다고 평가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색깔을 갖지 않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하자 야당 소속인 강운태 광주시장·이시종 충북지사는 이 발언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안희정 충남도지사가 4대강사업의 속도 조절을 요구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역민을 위하지 않고, 정치적 색깔로 일한다면 중앙정부와 협조가 덜 될 것이라는 표현도 썼다.

시도지사들은 지역 사업에 대한 국가 지원 방안에도 열을 올렸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상황 보고대회의 대통령 참석과 부동산대책을 건의했다. 김 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패러다임은 달라야 한다. 대구는 투기·투자는커녕 'ㅌ'자도 없다"며 "과열시키자는 게 아니고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중앙정부가 일자리창출에 집중해줘서 고맙다"면서도 "지방이 하는 공동체 일자리만들기에 정부측 지원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은 관광숙박시설 확충,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신항 배후 국가산업단지 지정·개발, 송영길 인천시장은 2014 아시아경기대회 국비 지원, 강운태 광주시장은 광(光)산업 관련 대기업 유치를 요구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지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규제 완화, 강기창 강원도지사 권한대행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청주공항 활성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세계 대(大)백제전 개막식의 대통령 참석,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위치를 둘러싼 지역간 갈등 조정 등을 희망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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