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서 프로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훌륭한 PGA선수들처럼 평소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죠."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4승을 올린 피지의 '흑진주' 비제이 싱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인한 영천 임고면 효리 레이포드컨트리클럽(회장 정창균·27홀·회원제) 현장 감리를 위해 20일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 첫날 곧바로 레이포드CC 공사현장을 찾은 싱은 뙤약볕 아래 코스를 돌며 설계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21일 골프장 공사현장을 찾아 감리를 계속한 싱은 이날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 꿈나무 장학금 수여, '명사 300명과의 만남' 등을 통해 골프와 코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명사 300명과의 만남' 자리에서 한 참가자가 "예전엔 타이거(호랑이)를 잡은 사람이 싱이었지만 요즘은 필 미켈슨인 것 같은데 우즈와의 경기에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싱은 "요즘 타이거 우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싱은 또 내년 3월 오픈하는 레이포드CC에서 한국오픈과 같은 큰 대회가 열려 자신이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싱은 "골프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준비를 잘 해야 하는 운동으로 정신적 측면 못지않게 육체적인 준비도 상당히 필요하다"며 "아마추어 골퍼들은 혼자 연습하지 말고 전문가의 레슨을 받아 자신에게 어떤 부분의 교정이 필요한지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로골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세 전후에 티칭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싱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연습량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은 "지난 2년간 부상으로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가장 힘들었다"며 "2주 후 골프 투어에 복귀해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레이포드CC 디자인과 관련 싱은 "도전적이고 난이도 높은 코스를 적절히 조화시켜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 모두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들겠다"며 "지금까지의 공사 진행상황이 만족스럽고 완공되면 좋은 코스가 탄생할 것 같다"고 했다.
피지, 말레이시아, 중국, 모로코, 두바이 등의 골프코스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는 싱은 "세계 골프장을 돌아다니면서 좋은 코스를 만나면 영감을 얻게 된다"며 "평범한 코스 10개보다 좋은 코스 1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는 큰 도시라 인상적이고 영천은 분위기가 좋아 아주 만족하고 있다는 싱은 "한국에서 최초로 디자인한 레이포드CC를 아시아 및 한국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훌륭한 코스로 조성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구릉지대 150만㎡ 부지에 챔피언십 코스와 챌린지 코스를 콘셉트로 싱이 직접 디자인한 레이포드CC는 오는 10월 시범라운딩을 거쳐 내년 3월 오픈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김찬미(영신고 2학년), 배정은(영신중 2학년), 최재훈(함지초 6학년) 학생 등 골퍼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싱은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골프의 미래인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자신이 가난한 피지 출신이고 연습벌레라는 애칭을 들을 정도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성장한 만큼 싱은 이번 행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싱은 22일에도 레이포드CC 공사장을 찾아 코스 감리를 계속한 뒤 현장 식당에서 인부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남은 공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방한 3박 4일간 레이포드CC 공사현장을 찾아 27홀을 돌며 디자인 감리에 집중한 싱은 23일 출국한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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