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과학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해석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대의학은 뉴턴 물리학의 개념이나 범주, 논리 등을 상당부분 접목시킨 데 비해 대체의학은 양자역학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 대체의학이 현대의학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는 뉴턴 물리학에 의해 검증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현대의학과 뉴턴 물리학
현대의학은 뉴턴 물리학을 의학에 접목한 의학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뉴턴 물리학에서 우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이며, 시간은 절대적이며 3차원 공간과는 별개라고 하였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는 분자, 세포, 조직 및 장기 등을 3차원 수준에서만 논의한다.
둘째, 뉴턴 물리학에서 우주의 공간은 3차원적 공간으로 텅 비어 있으며, 언제나 정지해 있고, 변화할 수 없는 절대공간이 있고, 시간은 물질적 세계와 아무런 관계없이 흐르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 인체는 우주공간이나 환경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
셋째, 뉴턴 물리학에서 우주는 절대적 공간이며, 여기에 작고 견고하며 질량을 가지고 딱딱하며 파괴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있는 입자로서 빚어진 물질만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는 인체는 물질만으로 된 것으로 생각하며, 눈으로 볼 수 없는 에너지 혹은 정신현상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넷째, 뉴턴 물리학에서는 우주를 커다란 기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여 인체를 물리학의 기계논리로 설명하고, 조직 및 장기에 병이 생기면 고장난 부품처럼 생각하고 그 장기만 치료하게 되었다.
다섯째, 뉴턴 물리학에서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을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할 수 없는 인체의 에너지, 마음, 감정 등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여섯째, 뉴턴 물리학에서는 전체가 부분의 합이며, 계속 분석하다 보면 전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현대의학은 환원주의에 입각하여 육체를 장기, 조직, 세포 그리고 유전자의 순서로 계속 분석하는 작업을 해 지금의 유전자 생물학에 이르게 되었다.
◆대체의학과 양자역학
대체의학은 양자역학을 의학에 접목한 의학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체의학은 통합주의 의학이다. 즉 인간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육체적 구조, 에너지적 구조, 마음 등 세 가지를 따로따로 생각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다루는 전인적(全人的) 의학이다.
둘째, 대체의학은 4차원적 의학이다. 대체의학은 육체라는 3차원적 존재 이외에 4차원 이상의 것을 다룬다. 인간의 구성요소 중 에너지적 구조와 마음 등은 양자적 존재이고 4차원 이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셋째, 대체의학은 홀로그램 모델이다. 대체의학은 전체 속에 부분이 들어 있고, 또한 부분 속에 전체가 들어 있다는 홀로그램 모델을 이용한다.
넷째, 대체의학은 환자 중심의 의학이다. 대체의학에서는 질병을 진단할 때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또한 환자를 치료할 때 환자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자연 치유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의학의 중심에 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대체의학은 마음을 중시하는 유기체 의학이다. 대체의학에서는 마음의 존재를 인정하며 사람을 기계처럼 생각하지 않고 유기체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마음은 건강의 유지, 질병의 원인 및 질병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의 통합 노력
이와 같이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은 상당한 차이점이 있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양쪽의 장점을 통합시킨 통합의학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분야는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대체의학 학회가 열리는 모습을 보면 의사뿐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분야로 나눠 토론을 벌인다. 논의되는 내용 중 명상요법 등 상당 부분은 의료계에서도 수용하고 응용하는 분위기다. 사이비 의학은 엄격히 배제해야 하지만 의사들이 검증하고 감독하는 가운데 각계의 이론과 주장들을 펼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계에서 나서서 복잡다양한 논의들을 정리해주는 게 필요한 측면이 있다. 몇몇 의사나 일부 모임의 힘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미국처럼 국가에서 나서서 자금을 내 국립보완대체의학센터(NCCAM)와 같이 합법적인 연구기관을 만들고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연구하는 형태가 필요하다.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사이비를 몰아내는 동시에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오는 좋은 치료법들을 공개적인 무대로 이끌어내는 노력은 의학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은 관심 있는 연구자들에게 과제를 주고 분야별로 연구를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이상엽(대구 보비스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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