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부진한 대구시 자전거 인프라 사업

입력 2010-07-20 10:49:03

대구시의 자전거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에 정부가 지원한 교부금 120억 원 가운데 전국 지자체가 실제 집행한 금액은 80억 원에도 못 미쳤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해 정부 지원 예산 7억 원 중 1억 4천600만 원만 집행했다.

대구시는 2012년까지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을 4.3%에서 6%로 높인다는 계획 아래 '자전거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해왔다. 1단계로 대구 스타디움~담티 고개~두리봉 터널~황금 네거리~두산 오거리~신천 두산교를 연결하는 총연장 25㎞의 자전거도로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국비 7억 원과 시비를 포함해 2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대구시의 열악한 재정 사정으로 시비를 7억 원밖에 확보하지 못했고, 정부 교부금조차 모두 집행하지 못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자전거도로 건설 사업이 부진한 것은 예산 부족 탓이 크나 거쳐야 할 절차가 많은 것도 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자전거도로 건설이 초창기인데다 대도시의 교통 여건을 감안하기 위해 자문회의와 주민 공청회, 경찰청 협의 등 여러 절차를 밟도록 했다고 대구시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 대전 인천 등지에선 이미 건설한 자전거도로를 철거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니 충분한 사전 준비와 협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빨리 가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특히 압축 성장의 결과, 주요 국책 사업과 시스템 운영에서 적잖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한 우리는 더디게 가더라도 제대로 집행하고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부 지원 예산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면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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