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연, 中企 R&D 집중하도록 국비보조 늘려야"

입력 2010-07-19 10:13:27

기관 운영비 부족, 정부발주 R&D 과제 위주 운영

지역의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이하 전문연)들이 기업이 필요한 연구개발(R&D)보다는 기관의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을 위해 정부 발주 R&D 과제를 수주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전문연이 안정적인 운영과 심층 있는 연구수행, 업계지원 증대를 위해서는 자꾸만 줄어드는 정부 보조금의 안정적인 지원과 함께 연구소들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연, 기관운영비 부족을 과제수주로 해결

지역의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문연은 지식경제부 산하에 15개 연구소가 운영 중이다.

이 중 섬유, 신발, 광(光) 등 지역단위 특화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 해당 7개 연구소는 2002년부터 국가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2006년 57억원, 2007년 56억8천만원이 지원됐던 정부 보조금이 2008년에는 45억원, 지난해에는 43억원, 올해는 39억원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이마저 7개 연구소들이 나눠 먹기 식으로 하면 평균 5억5천여만원에 불과하다. 지식경제부는 계속해서 정부 보조금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이들 전문연들은 해당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핵심기술지원 등의 업무들이 정부출연연구소와 유사한데도 올해 국비지원 규모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743억원,한국화학연구원이 471억원,한국기계연구원이 443억원으로 수십 배에 달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이들 전문연은 정부가 비영리법인으로 인가해 정부기능을 일부 대행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없도록 수수료 등 각종 제도는 제한해 놓고 자본의 독립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연마다 기관운영비 부족을 소액단기과제 수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심도있는 연구가 안 되고 연구를 위한 연구만을 한다는 비판을 받는 악순환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업들로부터는 기업이 필요한 R&D와 기술지원보다는 연구소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을 위해 정부 발주 R&D 과제 중심의 연구개발을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연,"예산의 고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전문연들은 적은 국비투자로 지역단위 특화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하고 있다면서 일정비율의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7개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원·소장 모임의 회장인 우정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장은 "매년 전문연에 대한 국비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연구소의 안정적 운영과 심층 있는 연구수행, 업계지원 확대를 위해서는 국비지원의 고정화 내지 정액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원장은 "정부출연연구소와는 입장이 다르나 전문연도 비영리기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예산지원이 뒤따르지 못한다면 각종 검사 수수료 징수 등 운영이 가능한 수익사업을 하도록 하는 등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연구소 간부는 "정부기능을 일부 대행하는데도 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수익을 낼 수 없도록 수수료는 최저가로 하는 등 각종 제한을 하면서도 자립화를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지역특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역량강화, 애로기술·마케팅지원, 인력양성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의 일정 수준 이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립화하기 위한 방안들

정부가 비영리법인으로 인가한 전문연들이 수익사업을 통해 영리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 전문연의 입장이다. 이들 전문연들은 각종 시험 수수료와, 시제품 지원, 장비 대여료 등 각종 기업지원을 하면서 받는 수수료를 기업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최소화하고 있다. 이것이 기업지원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이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발주 과제 수주나 용역수행 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립화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춘식 원장은 "비영리법인인 전문연의 자립화는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과 공동수행하는 R&D가 곧 기업지원이자 연구소의 운영비와 인건비 충당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각종 R&D 과제 수행이나 용역 수행을 확대해 나가고 기술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체들을 위한 낮은 수준의 기술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전성기 소장은 "정부가 무턱대고 전문연들의 자립화를 요구하는 것은 연구소를 위한 연구, 연구를 위한 연구를 부채질하는 것"이라며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 현재보다 더 줄어들지 않도록 하고, 기업에 대한 기술지원과 인력양성, 교육사업 등 특화사업을 통해 연구소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도표

주요 정부출연연구소 연도별 국비지원 현황 (단위 백만원)

구 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59,270 56,147 59,067 56,997 74,300

한국화학연구원 35,046 39,463 39,935 43,278 47,069

한국기계연구원 39,681 29,866 37,153 53,925 44,294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연도별 국비지원 현황(단위 백만원)

구 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국 비 5,700 5,680 4,500 4,300 3,900

지원기관수(개) 8개 8개 8개 8개 7개

1개기관 평균지원액 713 710 563 538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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