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놀러가듯 문화센터로 출근해 책 읽고 운동하고…
생활의 발견, 작은 감동 등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이나 모임, 행사, 자랑할 일,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일이 있으시면 원고지 3~5매 정도의 분량으로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글을 보내주신 분 중 한 분을 뽑아 패션 아울렛 올브랜 10만원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매일신문 문화부 살아가는 이야기 담당자 앞, 또는 weekend@msnet.co.kr
지난주 당첨자=류병조(대구 달서구 도원동)
다음 주 글감은 '추억의 등목'입니다.
♥숲속 공기 샤워로 피로 풀어
남들이 간다고 나도 따라가는, 꼭 떠들썩하게 다녀와야만 더위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위에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
난 휴가철의 복잡한 교통과 피서지의 혼란함을 피해 여름 휴가철에 도심 속에서 휴가를 즐긴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녹용을 달여 먹여 그런지 한겨울에도 땀이 나는 체질이다. 그러니 여름엔 아예 땀으로 샤워를 하고 다닌다. 그래서 더위를 피하는 나만의 피서법이 있다.
기분이 축 처질 때 상큼하게 레몬향, 머리가 지끈지끈할 때 시원한 박하향, 바쁜 일상 속에서 무뎌진 감성을 되찾고 싶을 때는 감미로운 장미향을 뿌려본다. 기분 좋은 향기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또 가까운 삼림욕장을 찾아간다. 가까운 곳에 수목원도 있고, 비슬산도 있고 삼림욕 할 수 있는 좋은 곳이 많이 있다. 삼림욕장에서 숲속 공기로 샤워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의 피로가 깨끗이 씻겨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른 새벽 소나무 한그루가 내뿜는 산소량은 사람이 한 달 동안 마시는 산소량과 같다고 한다. 소나무는 그야말로 산소의 원천지이다.
삼림욕의 효과가 높은 시기는 여름이며 하루 중에는 정오를 전후해서 가장 좋고 가급적이면 피부를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소나무 숲의 맑은 공기 속에서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더위도 싹 가신다.
전병태(대구 달서구 두류2동)
♥얼린 물통 두 개쯤 선풍기 뒤쪽에
남들은 더운 한여름에 피서 가길 좋아하지만 나는 피서길이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밀리는 차, 바가지 요금, 사람들에 부대끼다 보면 피서가 아니라 고통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면서도 나만의 피서를 즐긴다.
일단 휴가가 가까워오면 그동안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영화의 DVD를 두세 개 빌린다. 만화책도 빠지면 안 된다. 평소엔 길이가 길어 엄두도 못 냈지만 여름 휴가 기간에는 예외다. 그리고 대형 마트에 들러 좋아하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한 보따리 산다. 다이어트 때문에 평소에 못 먹었던 과자들을 계산하노라면 행복감이 저절로 밀려온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휴가 기간이라고 에어컨을 마구 틀 수는 없다. 그때 나만의 피서 비결이 등장한다. 일단 2ℓ 물통에 물을 채워 넣고 얼린다. 그것을 두 개쯤 꺼내 선풍기 뒤쪽에 매단다. 그러면 선풍기 바람이 에어컨 바람 못지않게 시원하다. 내가 잠이 오지 않는 열대야 때도 종종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빈 물통 두 개면 얼마든지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피서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생각을 바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만 바꾸면 그리 우울해할 필요 없이 집에서도 이처럼 즐거운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방미진(대구 북구 산격동)
♥집 마당 텐트 속에서 情도 쌓고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은 결혼 첫 휴가지를 대구 인근의 여러 못으로 정하고 고기를 찾아 떠났다. 출발 전 들른 곳은 레저용품을 파는 전문점. 둘이 자면 되는데 굳이 미래를 생각해서 5인용은 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텐트, 코펠, 가스레인지, 텐트 속에 깔 에어매트까지 거의 한 살림을 차에 실었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나는 무거운 몸을 하고 낚시터에서 좀 떨어진 곳에 쳐주는 텐트 안에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누워 모기를 쫓으며 잠을 청했다.
고기와 데이트 중인 남편은 나의 불편함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양이 소리, 개구리 소리, 온갖 짐승들과 밤새 씨름하고 일어나 라면으로 아침 요기를 하고 나니 가자고 했다. 집에 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던 나는 얼른 짐을 챙겨 차에 탔다. 하지만 남편이 운전해서 간 곳은 집이 아니라 또 다른 낚시터였다. 그렇게 고생을 하고 보낸 낚시터 투어 휴가 이후 그 텐트는 펴 보기도 싫었다.
아이들이 자라자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던 텐트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여름 주말이면 우리 집 마당에는 텐트 한 채가 자리를 잡는다. 집에서 한 밥과 반찬을 들고 나와 고기만 밖에서 구워 먹으면 어디 먼 곳에 가서 먹는 고기 맛 못잖게 맛있다.
마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텐트 속에 누워 잠잘 준비를 한다. 둘이 잘 땐 그렇게도 넓었던 텐트가 이젠 작다. 서로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비비적거리면서 장난을 치다 보면 가족 간의 정이 새록새록 생긴다.
남편은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고 애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즐거워하며 그렇게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든다.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텐트에서 자다 보면 춥다. 새벽에 보면 힘센 남편이 젤 이불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방 안에서 잘 때보다 훨씬 기상이 빠르다.
환히 뜬 태양을 보며 늦잠을 잘 수가 없다. 우리 집 여름 피서는 낚시터의 그 원수 같던 텐트에서 다시금 시작된다.
박선주(대구 수성구 상동)
♥애들과 학생문화센터 최대한 활용
주부는 가정 경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특히 이 바캉스 계절엔. 너도나도 여름 휴가를 떠난다고 들떠 있는데 최소한의 경비로 떠난다 해도 몇십만원. 나는 구두쇠 엄마가 아니라 알뜰한 엄마로서 우리들만의 피서 계획을 세웠다.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5학년생이 있는 우리 집은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이기 때문에 최대한 절약해서 여름을 시원하고 알차게 보내야 한다. 궁리 끝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다운 이웃처럼 마실 나갈 곳을 마련해준 학생문화센터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오전엔 방학 특강으로 수영을 배우도록 하고, 나는 건강 관리를 위해 체육관에서 러닝 머신으로 운동을 한다. 그리고 한 시간 20분 후 도서실에서 만난다.
아이들에겐 매일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매일 다양한 책을 피서지에서 즐기며 읽을 수 있는 특혜를 맘껏 누리는 것이다. 집이 가까워 교통비 절약한 돈으로 간식을 사 먹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여름 피서에 제격이다. 그렇다고 매일 반복되는 시간표대로만 해주면 좋아할 리 없다.
학생문화센터의 화요 콘서트 등 무료 공연을 놓칠 수는 없다.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고 외부 영화관을 이용하기도 한다. 에어컨 바람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오후 2시쯤 집으로 걸어서 온다. 선풍기 뱅글뱅글 돌려놓고 시원한 국수 한 그릇 말아먹고 수박 한 입 베어 먹으면 더위는 싹!
문삼숙(대구 달서구 용산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