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불교공원 조성 갈등…대기총 반대 성명

입력 2010-07-15 09:33:24

기독교 "특정종교 혈세 포교"…불교 "사리맞지 않는 주장"

대구시의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 기독교계와 불교계가 대립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 초 팔공산에 국제관광선원, 초조대장경 복원 기념사업 등 국제불교테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1천200억원의 국·시비를 투입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지역 기독교 대표 단체인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이하 대기총)는 "대구시와 정부의 '종교편향 정책'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며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반대 성명을 내고 대응에 나섰다.

대기총은 지난 4월 대구에서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반대 심포지엄을 연 데 이어 5월 27일에는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지역 목사·장로 1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반대를 위한 대구지역 연합 기도회'를 개최했다.

기도회에선 대구시의 1천200억원 예산 편성 철회, 전국 109개 사찰의 템플스테이 건립을 위한 정부 예산지원 중단 등을 정부와 대구시에 요구했다. 또 지역 목사와 장로 대표들은 최근 대구시와 문화체육관광부를 항의 방문해 '종교편향 정책'을 철회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대기총은 현재 대구의 1천500개 교회와 40만 신도들을 대상으로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1천200억원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 반대 대책위원장인 이상민 목사는 "대한민국은 불교 국가가 아닌데도 국민의 혈세를 불교 포교에 직접 쓰고 있다. 국제불교테마공원의 경우 교회로 따지면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기도원은 물론 기독교 역사박물관까지 지어주겠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기독교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역 불교계는 이달 7일 동화사를 비롯한 제9교구 본·말사 스님들과 불교단체 대표 등 100여 명이 동화사 설법전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기총의 불교 폄훼 행보에 대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기독교계 공인단체가 사리에 맞지 않은 주장을 해 같은 종교인으로서 안타깝다. 종교 간 갈등과 국민화합 저해 요소를 극복하고 불교계의 지혜를 모아 팔공산 국제불교테마공원 조성의 참뜻을 알리자"고 밝혔다.

지역 불교계는 조만간 대기총에 불교 폄훼를 중단해 달라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며 서울의 조계종과도 불교 폄훼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또 지역 불교계는 조계종의 대구경북 5개 교구 본사인 동화사, 불국사, 은해사, 직지사, 고운사 등과 조계종의 헌법 파괴·종교편향종식 범불교대책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대구·경북 종교차별신고센터'를 8월 중에 설치해 일반 시민들과 불자들을 대상으로 종교차별 사례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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