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R&D 지원 올해 국가연구원 파견"

입력 2010-07-13 09:38:08

대구 방문 최경환 장관 밝혀

"지역의 대다수 기업이 '맨파워'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R&D 역량을 높이라고만 채근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지요."(최병준 벤처기업연합회 회장)

"제일 중요한 문제가 사람입니다. 사람을 모아야 지역 기업이 크고 R&D 투자는 물론 역량을 높일 수 있어요. 기업도 사람이 일하고 싶어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 여건 구축은 기관들이 나서줘야 합니다."(조근호 ㈜이그잭스 대표)

12일 오전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미래전략아카데미 제2차 운영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한 지역 기업 대표들은 "인재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기업 R&D 역량 향상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R&D에 대한 욕구는 엄청나지만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고급인재가 지역 기업을 외면하는 현실부터 바꿔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희 ㈜JVM 대표는 "지역 중소기업의 한계는 인력 확보에서 출발한다. 연구환경이나 임금수준이 수도권이나 충청권보다 열악한 상황에서 어떤 인재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각 분야 기술전문가 중 최근 퇴직자 중심으로 인재풀을 구성해 이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또 수도권의 우수 경력사원이나 인턴사원을 지역 기업이 채용할 때 수도권과 지역의 임금차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지역 R&D 성과 제고를 위한 정책적 제언'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신진교 대구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도 "정책기획단이 조사한 '2009 지역기업 연구개발인력 운영 현황'에 따르면 연구원 10인 이하 누적 업체수 비중이 90%를 넘었다"며 "평균 연구개발인력 5.04명 중 학사 출신이 4.13명으로 박사(0.14명)나 석사(0.77명)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고급 연구개발인력의 부재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처방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개원식 참석차 대구를 찾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모든 것을 효율성 중심으로만 본다면 당연히 수도권이나 충청권으로 R&D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지역의 실정을 고려한 R&D 지원 필요성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최근 국가연구원 제도를 신설했다는 것. 이들을 지역에 산재한 정부출연 연구원이나 국책연구원 소속으로 파견한 뒤 지역 기업 R&D 사업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올해 150명의 국가연구원을 배분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확대할 생각이다"며 "국가연구원이 기업의 R&D 사업에 참여할 경우 국비에서 70%를 지원하고 해당 수혜기업이 30%를 부담하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경북의 경우 연내로 대구-경산의 R&D특구가 마무리되고 대구-구미를 잇는 모바일특구가 가동되면 R&D 지원의 토대가 마련된다"며 "앞으로 대구경북의 R&D 지원에 전폭적으로 힘을 싣겠다"고 덧붙였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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