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우르르'…후다닥 접은 '박주영축구장 제막식'

입력 2010-07-10 09:00:57

통제안돼 행사장 북새통…朴선수, 서둘러 자리 떠

9일 열린 박주영 축구장 개막식에 참석한 박주영 선수가 몰려든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만 동구청장이다.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9일 열린 박주영 축구장 개막식에 참석한 박주영 선수가 몰려든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만 동구청장이다.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010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주공격수 박주영 선수의 이름을 내건 축구장이 고향인 대구 동구 율하동에 문을 열었다.

대구 동구청은 대표팀의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큰 몫을 한 박주영(25) 선수를 기념해 동구 율하체육공원 내 축구장을 '박주영 축구장'이라고 이름 붙이고 9일 명판 제막식을 열었다. 다만 구청이 현장에 몰려든 축구팬들을 통제하지 못해 행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4월 개장한 율하체육공원 축구장은 박 선수가 태어난 대구 동구 반야월 지역에 있을 뿐 아니라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2만여 동구 주민이 모여 대표팀을 성원했던 거리응원 장소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박 선수는 대구 동구의 반야월초교와 청구중·고교를 졸업한 뒤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을 거쳐 프랑스 1부리그 AS모나코에서 공격수로 맹활약 중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B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살골을 넣었으나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을 골로 성공시켜 대표팀을 16강으로 견인했다. 구청은 박 선수의 고교 선배인 변병주 전 대구FC감독에게 이 축구장 관리권을 맡기고 이곳을 기반으로 유소년 축구 발전을 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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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5시 30분쯤 행사장에 도착한 박주영 선수는 제막식만 참석한 후 몰려드는 축구팬들로 인해 인사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20여분 만에 행사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박 선수는 대구시청과 동구청을 방문, 자신을 열렬히 성원해준 대구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선수는 "고향분들이 항상 성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제 이름을 딴 축구장이 생겨 영광스럽다"며 "이 축구장을 통해 대구 유소년 축구가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앞으로 대구와 동구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박 선수를 보기 위해 좁은 장소에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행사장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큰 혼잡을 빚었다. 구청은 제막식만 서둘러 치렀을 뿐, 안전 사고를 우려해 청구고 축구부원들의 감사패 전달, 박 선수의 인사말 등 예정됐던 순서를 중단하고 행사를 서둘러 마무리지었다. 이 때문에 실컷 행사를 준비해놓고 제대로 행사를 치르지 못해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통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행사를 일찍 마쳤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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