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그라운드 이점? 대구팀들 '펄펄'…상원·경북·대구고 4강

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제32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북고와 인창고의 8강전에서 8회말 1사후 인창고 3루 주자 유보현(왼쪽)이 정명환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들어오다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제32회 대붕기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홈그라운드의 대구 팀들이 절대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지역 라이벌 대구상원고와 경북고는 나란히 4강에 진출, 결승 길목에서 맞붙게 됐다. 두 팀은 8강전에서 마산고와 인창고를 7대2 똑같은 점수로 이겼다. 대구고는 여유 있게 강릉고를 따돌리고 4강에 올라 접전 끝에 제주고를 물리친 유신고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대구상원고 7-2 마산고

두 팀은 초반부터 뜨거운 기 싸움을 펼쳤다. 상원고가 1회 배진호의 3루타와 조원태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한데 이어 3회에도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2점을 보태자 마산고는 3회 유격수의 송구 실책 등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김동환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계속된 2, 3루에서 권유식이 중전안타를 쳐 3루 주자에 이어 2루 주자까지 홈에 파고들었으나 아웃되며 더 이상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승부의 분수령을 넘자 상원고는 8회 2점, 9회 1점을 보태며 경기를 끝냈다.

◆경북고 7-2 인창고

1대3으로 뒤진 인창고의 8회 공격. 선두타자 여진석이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3루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자 유보현이 이번엔 중견수 옆을 빠지는 3루타를 터뜨렸다. 1점차로 쫓아간 1사 3루에서 정명환이 친 타구가 2루수 쪽으로 흘렀고, 2루수는 공을 잡자마자 홈 승부를 택했다. 3루 주자의 슬라이딩과 포수의 태그가 거의 동시에 이뤄졌고,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한 인창고는 집중력을 잃으며 9회 4실점하며 무너졌다.

◆유신고 6-4 제주고

두 팀은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으며 1대1, 2대2, 4대4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제주고가 선취점을 냈지만 곧바로 유신고가 동점을 만들었고 유신고가 앞서 나가면 제주고가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2대2로 맞선 7회 제주고가 2점을 달아나자 유신고는 8회 동점을 만든 뒤 9회 제주고 내야의 잇따른 악송구를 틈타 경기를 뒤집었다. 유신고 이성열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 여러 차례 항의하며 경기 흐름을 끊었고, 제주고 성낙수 감독은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들에게 헛스윙을 지시해 비난받았다.

◆대구고 5-1 강릉고

마운드 싸움에서 대구고가 완승을 거뒀다. 김유진-박종윤-류승아-방형철로 이어진 대구고 마운드는 강릉고에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베이스를 밟아본 강릉고 타자는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3명뿐이었다. 팀 노히트노런을 깬 건 6회 대타 김융에게 볼넷을 내준 뒤 희생번트로 주자 2루가 된 상황에서 연속 폭투가 나오면서다. 대구고 역시 1회 볼넷에 이은 도루와 폭투로 안타 없이 선취점을 올렸다. 2회와 3회 1점씩을 뽑은 대구고는 7회 정상교의 2루타에 이은 김호은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고, 9회에도 볼넷 후 류승아의 3루타로 또 한 점을 보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대붕기 전적(9일)

■대구상원고 7-2 마산고

대구상원고 202 000 021 -7

마산고 002 000 000 -2

▷승리투수=오세민 ▷패전투수=서지현

■경북고 7-2 인창고

경북고 210 000 004 -7

인창고 100 000 010 -2

▷승리투수=백승준 ▷패전투수=김성한

■유신고 6-4 제주고

유신고 010 010 022 -6

제주고 100 001 200 -4

▷승리투수=강승훈 ▷패전투수=이재우

■대구고 5-1 강릉고

대구고 111 000 101 -5

강릉고 000 001 000 -1

▷승리투수=김유진 ▷패전투수=김승현

◇내일의 대붕기(결승)

대구상원고 vs 경북고 승자-유신고 vs 대구고 승자(10일 오후 2시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