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지역발전정책 '뒷걸음질'…地發委 '5+2구상' 제자리

입력 2010-07-09 10:42:21

조직개편서도 위상 약화

최근 단행된 청와대 조직개편에서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지역발전비서관이 수석과 비서관 사이 직급인 정책지원관 아래 비서관으로 옮겨가면서 MB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이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을 기획하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5+2 지역개발 구상'이 집권 후반기를 앞두고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중-일-러를 아우르는 '초(超) 국경 지역발전 정책'을 이슈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7일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하면서 국정기획수석실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지역발전 정책의 핵심 담당이었던 지역발전비서관이 새로 신설된 정책지원관 아래로 둥지를 옮기면서 위상이 약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지역발전비서관도 지역발전 정책의 기획과 조율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상황에서 위상까지 약화되는 만큼 MB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서 지역 관련 정책이 홀대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 이후 비수도권 혁신도시들이 일부 합병 대상 공기업의 이전 지역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 있지만 지역발전위원회나 국토해양부 등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통합을 앞둔 한전과 한수원의 경우 한전은 나주로, 한수원은 경주로 각각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양 공기업의 통합이 거론되면서 나주와 경주 사이에 '한전+한수원' 유치를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통합이 완료된 토지주택공사 역시 진주와 전주가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지역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와 국토해양부는 7일부터 9일까지 제주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개발을 도모하는 '초(超)국경 지역 발전 정책'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하고 있다. 미국, 호주, 홍콩 등지의 학자들이 참여 중인 이 회의는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형성을 뒷받침한다며 '동북아 초국경 지역 발전과 정책과제'를 논의하고 있어, 지역 개발에 목말라하는 비수도권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공허한 탁상논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광역자치단체 관계자는 "6·2 지방선거는 정부의 지역 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컸다는 점에서 집권 중반기를 맞아 지역발전위와 국토부 등의 지역 정책에 대한 재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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