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자다 호흡곤란·학교 체육수업중 실신…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경산시 정평동 아파트단지 주차장의 차 안에서 잠을 자던 K(44)씨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당시 K씨의 체온은 41℃. 외부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서 차량 내부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았다.
긴급 출동한 소방 구급대는 얼린 생수물을 K씨에게 뿌리고, 마시게 해 응급 상황을 넘겼다. 현장에 출동했던 중앙 119안전센터 진준호 소방사는 "더운 날씨 탓에 K씨의 호흡이 불규칙해 응급 처치를 한 뒤 병원으로 옮겼다"며 "폭염으로 인한 차량 온도 상승으로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뻔 했다"고 말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대구경북 곳곳이 폭염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6, 7월 때이른 폭염에 소방서, 학교, 군부대마다 폭염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해지고 있는 것.
7일 오후 대구 중부소방서 남산119센터. 이곳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 실을 얼음팩, 정맥주사, 정제소금 등을 정비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녹은 얼음팩은 새 것으로 교체하고 분무기의 물도 시원한 것으로 채웠다. 구급대원들은 "모든 구급차에 폭염에 대비한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며 "매년 늘어나는 폭염 구급 환자를 응급 처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구급 이송은 2007년 110건에서 2008년 116건, 지난해 132건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소방본부는 164대(대구 49대, 경북 115대)의 구급차 전체에 폭염 대비 응급 처치물을 비치했다.
대구·경북교육청도 지난달 말부터 각급 학교에 폭염 관리 대책을 전달하고 있다. 더운 날씨 탓에 야외 체육 수업이 사라졌고 강당 실내 체육도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군부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50사단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4차례 온도를 측정해 29.5도를 넘어서면 각개전투, 사격 등 활동성 훈련을 삼가고 있다. 또 31도가 되면 야외 훈련을 중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50사단측은 "경계근무자와 운전병들에게 얼음 스카프를 지급하고 있다"며 "한시적으로 유격훈련도 중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7일 대구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달 6일과 지난달 16, 21일에 이어 올들어 4번째. 폭염주의보가 3차례에 그쳐 상대적으로 시원했던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올해 무더위 체감 지수는 훨씬 높아지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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