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오늘, 서독과 네덜란드의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뮌헨 스타디움. 1대 1 동점 상황에서 전반 43분 축구팬들의 뇌리에 길이 남을 결승골이 터졌다. 땅딸막한 듯한 몸매의 서독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오며 문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터닝슛으로 성공시켰다. 그 선수는 '폭격기' 게르트 뮐러(1945~)였다.
현대적인 개념의 선수가 아니었다. 드리블이나 패스 실력은 형편없었고 페널티 에리어 밖에서는 아예 쓸모가 없었다. 그렇지만 골 넣는 능력만큼은 최고였다. 어슬렁거리다 기회가 오면 번개처럼 나타나 골을 사냥했다.
분데스리가 최다골(365골), 월드컵 최다골(14골'2006년 호나우두 경신), 독일대표팀 최다골(68골)을 기록했고 베켄바워와 함께 바이에른 뮌헨의 전성시대를 열었으나 어릴 때는 괄시받던 선수였다. 10대 중반 때 코치에게서 "축구로 성공하기 틀렸으니 공장에서 일이나 해라"는 비아냥을 들었고 실제로 섬유공장에서 일을 했다. 은퇴 후 상실감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바이에른 뮌헨 2군 코치를 하고 있다. 12일의 월드컵 결승에서 누가 그만큼 멋진 골을 보여줄 것인가?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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