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독자의 '사랑과 격려' 고맙습니다
대구 경북민들과 고락을 함께해온 매일신문이 오늘로 64돌을 맞았습니다. 엊그제 같은 이순(耳順)을 넘은 지도 어느덧 네 해째입니다. 애독자 여러분과 대구경북민 모두와 기쁨을 함께합니다.
매일신문의 지난 발자취는 굴곡과 명암이 교차한 세월이었습니다. 태동은 미미하였습니다. 타블로이드판 경제지(2면)로 출발하였으나, 해방의 환희만큼이나 언론 창달의 기개는 곧고도 강했습니다. 1950년 여름, 마침내 종합일간지로서 면모를 갖추고 '땀과 사랑으로 겨레의 빛이 되리' 라는 사시(社是)를 걸고 정도(正道) 언론의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자유당 정권을 겨냥한 사설 '학도를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를 비롯한 숱한 필화사건을 겪으며 권력의 독재와 탄압에 맞섰고, 독자들은 그러한 '매일'을 야당지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 소명에 충직하고자 한 결과였습니다.
그동안 매일신문은 사시인 '땀'과 '사랑'으로 공론형성과 더 나은 사회 건설에 진력했음을 자부합니다. 그동안 많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대표 언론으로 우뚝 선 것은 이러한 노력과 충정에 대한 지역민 여러분의 보은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한국 사회는 이념과 정파 간 이해득실에 따른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 사회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 처리됨으로써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현 정권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또한 만만찮은 반대에 부딪히며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빈발하고 있는 성폭행 범죄로 인해 우리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의 잇단 자살 소식도 온 국민을 허탈감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이 진보와 보수 진영 간 이념적 갈등과 대립도 우리 사회의 긴장 요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참언론의 존재가 절실합니다. 사회 구성원 간 단절을 극복하고 화합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도모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때입니다. 매일신문이 그 일을 하겠습니다. 높은 곳은 깎고, 파인 곳은 메우고, 굽은 곳은 펴겠습니다. 낮고 구석진 곳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더불어 살고 함께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신문은 현재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미디어 소비자의 매체 선택폭을 더욱 넓혀주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은 과거 유선 인터넷보다 더 큰 영향을 미디어 업계에 미치면서 신문에도 적지 않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신문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종이신문의 모델이 되겠습니다. 아울러 국토의 균형 발전과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지방지로서의 면모도 세워가겠습니다.
매일신문은 지난해 여름 지령 2만 호를 맞은 바 있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수많은 애독자의 관심과 격려, 질책과 사랑이 있었음을 알기에 이 자리를 빌려 애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매일신문은 대구경북민의 편에서, 나아가 국민의 편에서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신문으로 70년, 100년을 열어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독자 제일주의'로 보답하겠습니다. 이념과 정파를 초월하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뛰겠습니다. 우리 지역과 지역민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대구 경북 발전의 중심에 서겠습니다. 희망의 전도사로서 지역 대표 언론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땀'과 '사랑'으로 열성을 다하겠습니다.
지역민과 애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격려와 사랑, 그리고 질책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창영 매일신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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