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행 버스. 여름 성수기 '비상등'

입력 2010-07-06 10:00:25

7월 중순 여름 휴가를 받아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이정규(32·대구시 수성구) 씨는 인천국제공항행 고속버스 티켓을 사려다 망설이고 있다. 3일 포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던 고속버스가 인천대교에서 추락한 사고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비행기를 타려 해도 인천공항까지 가는 것이 하루 두 편뿐이어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고속버스는 불안해서 더 이상 못 타겠다. 귀찮더라도 KTX를 타고 서울역에서 내린 뒤 다시 버스로 인천공항까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대교 버스 추락참사로 대구경북 여객업계의 인천공항행 노선 영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노선을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불안감 때문에 너도나도 고속버스 이용을 포기하고 KTX, 항공편 등 대체 교통수단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 해당 여객업체에 정상 운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인천공항 노선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포항에서 경주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노선은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새벽 1시부터 하루 6차례 운행된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5시간 30분이 걸린다.

이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아성·천마고속과 ㈜경북고속 두 곳으로 사흘에 한 번씩 시간대를 바꿔 운행한다.

아성·천마고속 포항사무소 관계자는 "7, 8월이 성수기인데 이번 사고로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아 초조하다"며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정상 운행 여부를 묻는 분들에게 답변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이들이 버스를 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경북고속이 오전 0시 4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에 30차례 운행 중인 대구~인천공항 노선 이용객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외 출장이 잦은 직장인 이성민(45) 씨는 "비용 부담이 있지만 안전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생각"이라며 "당분간은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 측 역시 이번 사고 여파로 이용객들이 아예 고속버스 탑승을 꺼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북고속 관계자는 "우리 주력 노선은 대구~인천공항 편이어서 큰 피해는 받지 않겠지만 혹시나 영업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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