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자책골·가나 골대불운…저주에 울다

입력 2010-07-03 09:02:30

브라질, 네덜란드에 1대2로 져…가나, 우루과이에 승부차기 2대4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브라질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 승부차기 끝에 가나를 따돌린 우루과이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네덜란드는 2일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호비뉴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상대 자책골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남미의 우루과이는 3일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8강전에서 연장 포함 120분간의 혈투에서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대2로 이겼다.

◆네덜란드 2-1 브라질

16강까지 4전 전승 행진을 펼친 네덜란드의 가파른 상승세가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마저 삼켜버렸다.

브라질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다니 아우베스의 패스를 받은 호비뉴가 오른쪽 골지역에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으나 한국의 정해상 부심이 아우베스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브라질은 그러나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호비뉴가 네덜란드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호비뉴는 필레피 멜루가 전반 10분 중앙 미드필드지역에서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찔러주자 상대 골키퍼 마르턴 스테켈렌베르흐를 앞에 두고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반격에 나선 네덜란드는 후반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네덜란드는 후반 8분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스네이더르가 왼발로 예리하게 감아 찼고 포물선을 그린 공은 헤딩으로 걷어내려던 수비수 멜루의 머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브라질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던 멜루의 자책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네덜란드는 여세를 몰아 역전골까지 사냥했다. 후반 23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로번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워 주자 카위트가 백헤딩을 했고 뒤로 흐른 공을 놓치지 않은 스네이더르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꿔 귀중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우루과이 1 (4-2) 1 가나

우루과이가 잔인한 '룰렛 게임'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에서 미소를 지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설리 문타리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디에고 포를란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던 우루과이가 뒷심을 발휘하며 40년 만의 준결승 진출 드라마를 완성했다.

우루과이는 연장 후반 막판 루이스 수아레스가 골문에서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딩슛을 손으로 막아내는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하지만 가나의 키커 아사모아 기안이 찬 공이 골포스트 상단을 맞히는 행운 속에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행운의 여신은 '골대 불운'에 시달린 가나 대신 우루과이를 선택했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포를란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면서 기분 좋게 출발한 우루과이는 3대2로 앞선 상황에서 골키퍼 무슬레라가 가나의 세 번째 키커 조너선 멘사의 방향을 읽고 공을 쳐냈다. 우루과이는 네 번째 키커 막시 페레이라가 너무 강하게 차는 바람에 공이 공중으로 떠 위기를 맞았지만 골키퍼 무슬레라가 가나의 네 번째 키커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슈팅까지 침착하게 잡아내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를 맡은 세바스티안 아브레우가 가나의 골키퍼 리처드 킹슨의 방향을 속이는 재치있는 칩슛으로 골문을 갈라 4대2 승리를 완성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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