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한국적 가치 발굴과 재조명 포럼' 기업 CEO들 참여

입력 2010-07-01 14:39:48

전통 유학에서 한국적 경영의 새로운 길을 찾는다

한국적 경영의 새로운 길을 전통 유학에서 찾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지난달 25일 안동 일직면 고산서원에서 경영 이론적 연구와 실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CEO들이 직접 참여해 전통 유학에서 한국적 경영 철학과 이념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만든 것.

이날 포럼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적 가치 발굴과 재조명 포럼'의 하나로 유학 중심의 전통적 가치를 통해 지금 우리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와 모순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대안적 가치를 모색하고, 전통적 가치를 현대 한국사회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시대적 가치로 발굴해 보급하는 한편 언론'정부'학계 등에 정책 자료로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한국적 가치 발굴과 재조명 포럼'의 제1차 포럼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유학과 경영학 분야의 전문 연구자, 유학적 가치를 경영현장에 접목해 기업을 경영하는 전문경영인 등이 발제자와 토론자, 패널로 한자리에 모여 유교적 가치와 한국적 경영의 상관관계, 유교적 가치의 경영 원리로서의 정착 가능성 등 유교와 경영을 주제로 구체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포럼의 발제와 토론은 주제에 관한 이론적 연구와 실제 현장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맡았다. 유교의 현실적 의의와 현대화 관련 연구에 많은 성과를 남기고 있는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경영전략 분야에서 유학적 가치와 경영의 상관관계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동재 연세대 교수는 '유학에서 윤리경영의 지혜를 찾고 퇴계학에서 혁신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는 지정토론을 맡은 홍원식 계명대 교수를 제외하면 모두 유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기업의 CEO로 풍부한 경영경험을 지닌 사람들로서 자신들의 체험을 중심으로 발표를 겸한 토론을 맡았다.

안동의 명문 전주 류씨 출신의 류목기 ㈜풍산 대표이사 부회장과 ㈜삼보컴퓨터 부회장을 지낸 김종길 학봉종택 종손은 각각 '경영현장에서 본 유교와 경영'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또 퇴계 이황의 15대손으로 30년간 건축회사를 경영해 오고 있는 이동건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이사장은 '퇴계의 성학십도와 자기혁신'에 대해 발표했다.

유교와 경영에 관한 논의들은 1980년대 말에 나타난 '유교자본주의론'에서 동아시아 경제발전의 문화적 배경으로 유교를 주목한 이래 계속돼 오다 최근 들어 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맥락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기업의 경영윤리와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제기됐으며 최근에는 도요타 사태와 골드만삭스 사태 등으로 인해 기업윤리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시점에서 그간 경영학과 유학 혹은 경영 일선에서 개별적이고 분산적으로 연구되고 시도되던 주제를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분야를 넘어선 발제와 토론을 통해 논의해 보는 최초의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 있고 유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한학진흥원에서는 올해부터 7년에 걸쳐 '유교와 생명'(환경), '유교와 경제'(복지), '유교와 경영', '유교와 공동체'(인권'복지), '유교와 문화'(예술) 등 5개 주제를 중심으로 포럼을 운영, 성과를 보급함으로써 한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모순의 해결방안을 전통의 지혜에서 찾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국학진흥원 박원재 연구부장은 "내년부터 해외의 관련 연구자와 전문가들을 포럼 위원으로 영입해 논의에 참여시킴으로써 이 포럼을 일본의 '교토 포럼'이나 중국의 '베이징 포럼'과 같은 국제적인 포럼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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