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대학생 봉사활동 양극화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양극화되고 있다. 해외봉사는 면접을 봐야할 만큼 경쟁률이 높은 반면 국내봉사는 시들하다. 특히 대학생 여름방학 봉사활동의 대명사였던 농촌봉사활동(농활)은 학생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돼 농활의 명맥이 끊기는 대학까지 생겨나고 있다.
◆북적이는 해외 봉사
여름방학을 맞아 해외봉사활동 참가자를 모집한 경북대는 모집대상 220명에 8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려 면접으로 선별해야 했다. 특히 20명 정원의 몽골 테를지엔 지원자가 200명이 넘어 경쟁률이 10대1을 넘었다.
경북대 관계자는 "해외봉사활동의 경우 매년 학생들이 대거 몰려 4대1의 경쟁률을 넘어서기 일쑤"라며 "한국어, 영어, 컴퓨터, 태권도 등 봉사 분야 중 컴퓨터 지원자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해외봉사활동을 마련한 영남대 역시 올해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고 2002년부터 학생들을 해외에 보내온 계명대도 108명 모집에 4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렸다.
계명대 학생처는 "올해 경쟁률 4대1은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다. 2008년에는 180명 모집에 1천명 가까이 몰렸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봉사활동을 위해 재수에 나서는 학생들도 있다. 삼수 끝에 이번 방학에 몽골로 가게 될 이지연(22·여) 씨는 "1학년때와 3학년때 도전했다 준비 부족으로 떨어졌다"며 "면접에서 특기로 인정받기 위해 마술, 풍선만들기 등을 배웠다"고 했다. 이씨는 "해외봉사활동 면접을 위해 따로 특기를 준비하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해외봉사활동이 인기인 것은 해외경험과 봉사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모(21·여) 씨는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중국을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학점관리 등 준비를 더해서 또 도전할 것"이라며 "60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열흘 이상 해외에 나갈 수 있고, 안전까지 보장되니 해외봉사 활동을 노리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명맥 끊긴 농활
반면 국내봉사활동의 경우 면접을 통해 학생들을 모으는 경우는 거의 없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 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학생들이 방학 중에 많이 찾긴 하지만 목욕봉사 등 힘든 일에는 잘 나서려하지 않는다"며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힘든 일이 많은 농촌활동은 학생들의 관심권 밖이 된 지 오래다.
계명대의 경우 총학생회 차원에서 농활을 가지 않은 지가 5년이 넘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귀띔이다. 대학 본부 측은 "인문대와 간호대 등에서 소규모로 2년 전까지 농활을 간 것으로 확인되는데 현재는 그마저도 명맥이 끊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해 경북대와 영남대, 대구대 등에서는 2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농활에 참가했지만 나머지 학교는 소규모이거나 명맥이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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