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스포츠 女帝' 제어라이어스

입력 2010-06-26 07:20:21

스포츠 여제(女帝)란 말은 함부로 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만능 운동선수 베이브 제어라이어스(1911~1956)에게만 걸맞은 명칭이다.

1911년 오늘, 미국 텍사스의 노르웨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초교 때 한 야구시합에서 홈런 5개를 치자,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빗대 '베이브'라고 불렸다. 성인이 돼 골프채를 처음 잡고 230m의 비거리를 기록했다고 하니 타고난 천재였다.

고교 졸업 후 비서가 돼 농구대회에 출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32년 LA올림픽 때에는 육상선수로 80m허들과 투창에서 금메달을 땄고 높이뛰기에서는 막판 실격돼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여성에게 3종목 외 다른 종목도 허용했다면 올림픽 역사는 새로 쓰여졌을 것이다. 다이빙, 야구, 롤러 스케이트, 미식축구, 당구 등 모든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프로레슬러와 결혼한 뒤에는 골프에만 전념했다. 통산 43개 프로 대회에서 우승했고 17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이 있으며 PGA 대회에도 출전해 23위를 기록했다. 여권을 외치지는 않았으나 여성의 강인함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45세 때 암으로 죽었으니 신은 모든 걸 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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