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카틴 숲에서 자행된 폴란드 군인 대학살을 다룬 전쟁 영화다. 카틴 숲 사건은 2차 대전 당시 소련이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장차 반소(反蘇)운동과 폴란드 민족운동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폴란드군 장교 1만여 명을 소련의 비밀경찰들이 몰래 집단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카틴 숲 사건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소행 등 학살 주범 논란에 휩싸였고, 1951~1952년 미국 의회 조사 등을 거쳐 오랜 세월이 지난 1989년에 소련에 의한 만행이라는 것이 최종 확인됐다.
영화 '카틴'이 가지는 의미는 많다. 2차 세계대전 중 카틴 숲에서 살해당한 폴란드 장교들과 그 사실을 모른 채 남편과 아버지, 아들과 형제들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던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다.
또한 '카틴'은 기억과 진실에 대한 불굴의 사투에 관한 영화이며, 소련 공산당이 자신들이 자행한 학살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모자라 강제로 묻으려 했던 거짓말에 대한 단호한 평가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 초기인 1939년 9월 17일 독일의 폴란드 침공 직후 소련 또한 스탈린의 명령에 의해 폴란드 땅을 침입한다. 그 결과, 모든 폴란드 장교들은 소비에트 수용소에 억류되고 기갑부대 연대장의 아내 안나는 기약도 없이 남편 안제이를 기다린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외면하고 살지만 카틴 숲에서 폴란드 군인들의 시체가 무더기로 발견된 후 어쩔 수 없이 소련군들이 그의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과 대면하게 된다.
파일럿의 여동생 아그네츠카 역시 안나와 같은 운명에 처하고 범죄에 대한 침묵과 난무하는 온갖 거짓말에 의해 비탄에 잠긴다. 그리고 연대장의 친구 예르지만이 유일한 생존자로 남겨진다.
'카틴'은 폴란드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와 부인 마리아 카친스키의 후원 아래 만들어져 관심을 불렀다. 하지만 지난 4월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정부 주요 관리들은 카틴 숲을 방문하려다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안제이 바이다 감독이 만든 '카틴'은 2008년 폴란드 영화상 최우수영화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고 그 해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2007년 폴란드 작, 방송 길이는 115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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