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한국 경기 응원전 우리 동네에선

입력 2010-06-25 07:30:42

"월드컵 16강 진출 소음도 졸음도 애교"

지난 17일 대구시 북구 대구과학대 정문 앞에서 주민들이 한국의 아르헨티나전을 보며 단체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시 북구 대구과학대 정문 앞에서 주민들이 한국의 아르헨티나전을 보며 단체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월드컵 시즌인 요즘 동네에서 평소에는 지나치다 싶은 소음도,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졸음도 애교로 넘어가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열린 23일, 이른 새벽인데도 대구 북구 태전동 아파트와 주택가에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가정들의 불빛이 탄성과 아쉬움, 환호가 섞여 새어나왔다.

이 동네 박태현(45) 씨는 "이번 경기는 새벽에 벌어지다 보니 17일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열광적인 응원과는 달리 가정에서 오붓하게 가족끼리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함께할 수 있어 더 괜찮은 것 같다"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즐거워했다.

관음중 1학년 권현진 양은 "알람을 맞춰놓고 가족들을 깨워서 함께 축구를 보고 함성도 지르고…. 그 바람에 고교생인 언니는 학교에 가서 수업 시간에 계속 졸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날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기도 했어요.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피곤하신지 하품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이에 앞서 17일 오후 8시 30분 대구시 북구 대구 과학대 정문 앞에는 1천여 명의 지역주민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벌여 한바탕 동네축제로 이어졌다. 페이스페인팅으로 붉은 악마로 변신하고 음료와 시원한 생맥주로 오랜만에 이웃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부모님의 품에 안겨 앙증맞게 페이스페인팅을 한 젖먹이 붉은 악마부터, 승리를 향한 열정만큼은 20, 30대 젊은 혈기 못지않은 70대 붉은 악마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한민국!" 뜨거운 응원 함성으로 주변 고층 아파트까지 들썩거렸다.

내일 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또 한 번 승리의 환호가 동네에 메아리치길 기대한다.

글·사진 민경남 시민기자 bisory1968@yahoo.co.kr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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