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도 넘어보자" 대표팀 유쾌한 재충전

입력 2010-06-24 09:57:20

'이젠 체력전이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위업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이 다음 목표인 8강 진출을 위해 다시 축구화끈을 졸라맸다.

한국 대표팀은 나이지리아전을 치른 지 4일 만에 16강전이 열려 정상적인 체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 특유의 강한 압박이 승리의 열쇠라는 판단 아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이 포를란-수아레스-카바니로 이어지는 우루과이 스리톱을 봉쇄하고 상대 철벽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빠른 패스로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것이 필수다.

대표팀은 24일 오전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회복 훈련을 하면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전날 나이지리아전 후 더반의 숙소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조촐한 16강 진출 축하연을 펼치느라 대부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날 훈련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나이지리아전의 피로를 떨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16강 진출 목표를 이뤄 긴장감은 한결 덜한 분위기였다. 나이지리아전을 뛰었던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푼 뒤 그라운드에서 자유롭게 패스 연습을 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으로 골맛을 본 박주영은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자신의 장기인 오른발 프리킥 슛을 연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반면 전날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은 레이몬드 베르하에옌 피지컬 코치의 지도 아래 경기력 측정 시스템을 몸에 착용하고 체력 훈련에 땀을 흘렸다.

또 나이지리아전에서 경기 초반 골키퍼와 충돌하며 왼쪽 옆구리 부근에 타박상을 입은 이청용과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에 타박상을 입은 김남일은 훈련장에 나오지 않고 숙소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미드필더 김정우는 "멕시코보다는 우루과이가 상대하기에 낫다는 생각에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다"며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상대에 기회를 많이 줬는데, 우루과이와의 경기 전까지 잘 먹고 훈련을 잘해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날 16강전이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하루 전에 이동하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권고에다 항공편 준비까지 차질을 빚어 한 차례 더 루스텐버그에서 훈련한 뒤 25일 이동하기로 했다.

한편 C조와 D조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결과 C조에서는 미국과 잉글랜드, D조에서는 독일과 가나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미국은 알제리와 비길 경우 탈락할 상황이었으나 후반 인저리 타임에 극적인 결승골이 터져 1대0으로 승리, 조 1위에 올랐다. 잉글랜드도 슬로베니아를 1대0으로 꺾고 월드컵 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 위기를 벗어났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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