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볍 기상도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산업의 기상도도 엇갈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위안화가 절상되면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회복될 수 있으나 절상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종별로는 수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 내수 시장 확대로 정보기술(IT)·자동차·철강·조선·해외건설 등은 덕을 볼 전망이다.
◆국내 무역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듯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위안화 절상 관련 논의와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은 우리의 세계 수출 및 중국 수출입 모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수출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 경합도가 높고 중국이 가격우위를 보이는 품목인 플라스틱, 비철금속, 섬유 등에서는 우리 제품의 수출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국이 품질 우위를 나타내는 조선, LCD 등도 수출확대가 기대된다는 것.
우리의 중국 수출은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을 경유하는 해외수출(가공무역)의 감소로 증가 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입기업 수익 악화
위안화 절상은 당장 중국산 수입가격을 끌어올리게 된다. 철강판, 정밀화학원료, 석탄, 비철금속, 컴퓨터 등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부자재의 원가 상승으로 국내 수입업체의 수익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산으로 대체하기 힘든 품목은 비싼 중국산이 유입돼 국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 특히 어류, 목재류, 곡물 등 1차상품과 완구, 가방 등 경공업 소비제품의 가격상승으로 가계지출의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가전·의류 등 상당수 제품이 중국산 일색이고 심지어 고추, 마늘, 도라지 등 농산물도 중국산이 우리 시장을 장악한 지 오래다.
◆업종별 기상도 달라
중국 직수출 비중이 크고 경쟁 관계에 있는 철강·기계 등의 업종은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중국의 수출 둔화로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국내 산업의 영향은 수출품목의 경합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은 조선, 통신기기, 가전, 기계류 등이다.
중국 수출 둔화로 중간재 수출기업보다 최종재 수출 비중이 큰 IT, 자동차 등 업종이 유리한 입장이다. 더구나 위안화 절상에 따른 임금 인상 효과와 내수 부양책으로 가전과 자동차 등 내구재의 보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비철금속 업종도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철강재의 달러 환산 수출 가격이 높아져 국제철강 가격이 안정된다. 따라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제품은 주로 가공무역의 형태를 띠고 있어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수입수요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여행업계는 위안화가 절상되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반면 중국으로 나가는 국내 관광객은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의 자동차부품업계 간부는 "중국에서 구매하기 힘든 일부 단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체제가 중국 현지에서 이뤄져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 전량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등 환율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섬유업계 이종호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의 분위기 주도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임규채 동향분석팀장은 "기계, 화학, 섬유, 철강 산업의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은 위안화 절상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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