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의 월드컵 전략] 중원부터 강한 압박수비를

입력 2010-06-22 09:46:58

나이지리아는 대부분 선수가 유럽 무대 등에서 뛰는 해외파들이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다.

주장이자 중앙 수비의 핵심인 조세프 요보(에버턴), 스트라이커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와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를 비롯해 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칼루 우체(알메리아)는 물론 아직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백전노장' 느왕쿼 카누(포츠머스) 등이 핵심 선수들이다.

공격수 마틴스는 순간적인 움직임이 빠르고 왼발잡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 아이예그베니는 페널티지역에서 많이 움직이지 않지만 힘이 좋고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스웨덴 출신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이 이끄는 나이지리아는 체격 조건이 좋고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하지만 전체적으로 느리고 지구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또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해외파들이 많다 보니 공·수 조직력이 좋지 못하고,미드필더와 공격수 간의 유기적 조직력도 부족하다. 감독과 선수들 간의 불협화음 등 팀 분위기도 썩 좋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한국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개인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도록 강한 밀착 수비 등을 통해 상대를 짜증나게 해야 한다. 마틴스와 아이예그베니 등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집중 수비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이기려면 반드시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선제골을 넣으면 상대는 당황하게 되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게 돼 우리가 생각했던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한국은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와 2대1 패스 등 세밀하고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려야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유럽과 남미 선수들과는 또 다른 '개인기 위주의 템포 축구'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상대에게 공격의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이들은 태클 범위가 깊고 헤딩력이 좋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수비 진영과 중원에서 한 박자 빠르게 볼을 처리하고 속도감 있게 공·수 전환을 해야 한다. 시종일관 중원에서부터 압박, 경기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체격 조건이나 개인기에서 한국보다 앞서기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상대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뛸 수 있는 체력과 빠른 스피드로 맞서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들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전반보다는 후반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전반은 탄탄한 수비와 빠른 패스를 통해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역습 전술'로 선제골을 노려볼 만하다. 후반에는 돌파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공격수나 미드필더를 '특급 조커'로 활용해 득점 찬스를 잡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을 잡기 위해 초반부터 강하게 파상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황하지 말고 우리 흐름대로 경기를 해야 한다.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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