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半修 성공하려면…도전前 실력 객관적 점검해야

입력 2010-06-22 07:30:10

언어 수리영역 약하면 승산도 떨어져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분석, 판단하는 것이 성공적인 반수(半修)의 첫걸음이다.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분석, 판단하는 것이 성공적인 반수(半修)의 첫걸음이다.

최근 대입수능 응시자가 증가하고 있다. 2009학년도에 58만8천여 명이던 수험생이 지난해 2010학년도에는 67만7천여 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201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많은 7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표참조) 2012학년도부터 인문계는 수학1, 미적분과 통계기본, 자연계는 수학 1, 2,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등 교과 과정이 일부 바뀌면서 재수가 쉽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그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눈치작전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시험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대학 재학생들 중 상당수가 교과과정이 달라지기 전에 수능시험을 치려고 재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역 대입종합반 학원에는 6월 중순 이후로 반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대학에서 한 학기를 마치고 재수 대열에 합류하는 소위 반수생은 주로 연·고대와 같은 최상위권 대학, 수도권 중상위권 대학 및 지방 국립대 재학생들이 휴학 후 수능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구성된다. 반수 희망자 중에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가장 많고, 이공·자연계열 학생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학원 측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와 정신적인 각오 없이 시작하는 반수는 입시에서 성공하기도 힘들고 시간만 낭비하기가 쉽다. 반수를 준하는 학생들이 짚어보아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반수, 신중하게 결정해야=상당수의 독학 재수생들이 7월부터는 재수종합반 학원에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자 도서관 등에서 공부하다 보면 영역별 시간 안배가 쉽지 않고, 실전 문제풀이나 입시정보 면에서 다소 불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2학기부터는 학원에 다니며, 주변과 경쟁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업 시간에 참여해야만 핵심 사항을 정리할 수 있고, 전 영역에 대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대학 재학생들이 반수를 하지만 실제 성공 가능성은 처음부터 재수를 한 수험생보다 훨씬 낮다.

그 첫째 이유는 지난해 수능시험 이후 상당기간 공백기를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 등을 많이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수능시험이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를 요구하던 과거 학력고사와는 달리 추리력, 상상력, 고차원적인 사고력, 지적인 유연성과 탄력성 등이 더 요구된다 하더라도 문제 풀이를 위해서는 바탕 지식과 정보는 반드시 암기를 하고 있어야 한다. 반수생은 그 기본을 회복하고 재생시키기에는 개인에 따라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반수를 하고자 하는 학생은 최근의 모의고사 문제를 몇 차례 풀어보고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고 회복이 가능한 점수대가 나오지 않으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반수생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능공부는 자신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과목도 공부를 해야 한다. 따라서 공부하는 과정이 힘이 들고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 적이 있는 학생은 어렵고 힘이 들 때 악착같이 공부하기보다는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나태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많은 반수생들이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반수를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성향과 마음의 자세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 거름 지고 장에 가듯 결정해서는 안 된다. 셋째, 어떤 특정 영역이 특별히 약해서 지난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올해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사실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인문계열에서 언어영역, 자연계열에서 수학이 약했던 학생은 남은 몇 달 동안 공부해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기란 어려우므로 이 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 반수는 전 영역에서 자신이 있는 경우에만 승산이 있기 때문에 어설픈 반수보다는 대학생활에 충실하는 편이 훨씬 바람직할 수 있다.

▶교과서와 기본개념의 이해=반수를 결정했다면 먼저 7, 8월에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정리해야 한다. 각 영역의 전반적인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감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를 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지금 반수를 시작하는 학생은 반드시 교과서를 다시 챙겨보아야 한다. 만약 교과서가 없는 학생은 다시 구입을 해야 한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암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철저하게 이해에 중점을 두면 어느 정도까지는 저절로 암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왕 시작했다면 공백기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우는 없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능 기출문제 풀이와 EBS 방송수업=수능에 대한 감각을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근 3년간의 기출 문제와 평가원 모의평가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기출 문제 풀이는 전체적인 감각의 회복과 영역별 중요 단원과 난이도를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런 다음 올해 들어와 치른 각 입시 기관의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 직접 풀어보고 자신의 상대적 위치와 취약 단원을 확인해야 한다. 틀린 문제는 오답노트를 만들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EBS 교재의 실질적인 반영률을 70%까지 높이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영어는 상당수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고, 수학은 숫자만 바꾸어 출제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다른 문제집보다도 방송교재를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는 30% 문제는 변별력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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