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수 있을 만큼만 잡아와…" 김성동·장경희 부부

입력 2010-06-19 07:10:33

"그냥 집에서 먹던대로 매운탕을 끓이는데도 손님들이 맛있다고 너무 좋아해서 참 고마워요."

모래무지 매운탕, 꺽지 도리뱅뱅, 쏘가리 나물찜 등 청정 민물고기로 맛깔스럽게 전통음식을 특화해 손님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안동 왕고집매운탕집 김성동·장경희 부부. 강과 호수가 많은 안동에는 나름대로 특색있는 매운탕집이 여럿 있지만 왕고집매운탕집처럼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특화된 음식을 개발해둔 집은 흔하지 않다.

"아직도 우리 지방에는 깨끗한 강이 있고 좋은 물고기가 많이 있어서 제가 얹혀 살지요. 다행이지요 뭐 허허허."

안동호 주변인 임동면 사월리가 고향인 김씨는 원래 농사를 지었지만 농지가 댐에 모두 수몰되면서 민물어부 생활을 시작했다. 집앞이 바로 호수이니 소를 팔아 배를 산 것. 그렇게 시작한 민물고기와의 인연이 매운탕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웃는다.

"황쏘가리, 황메기처럼 희귀어종이나 보호어종이 잡히면 진땀이 납니다. 행여 나 때문에 죽게 될까봐 그러지요. 바로 놓아 줍니다. 또 큰 물고기가 잡혀도 물속 용왕님 아들 같아서 바로 풀어 줍니다."

김씨는 큰 잉어나 메기, 큰 쏘가리가 잡히면 바로 물속으로 다시 보내준다. 잡아 와 봤자 특별히 찾는 사람도 없고 해서 그냥 방생한다고. 원래가 농심(農心)이라서 잡는 데 큰 욕심을 내지도 않는다. 그날 팔 수 있을 만큼만 잡아와 매운탕을 다 팔면 식당 문을 내린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