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전때와 달라진 모습
아르헨티나전 패배는 아쉬웠지만 남아공 월드컵 거리응원전에 나선 시민들의 의식은 한결 성숙해졌다.
17일 밤 아르헨티나전 거리응원이 펼쳐진 대구스타디움, 시민운동장,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율하공원 등 4곳에는 12일 그리스전과 달리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경기내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고, 우려했던 교통혼잡도 없었다.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 도보로 응원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 모인 3만여명의 시민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린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대학생 박민영(24·여·달서구 두류동)씨는 "졌지만 잘 싸웠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이기면 된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후 시민들은 응원 장소 주변의 쓰레기를 가져온 비닐 봉투에 담기 시작했다. 미처 봉투를 준비하지 못한 응원객들은 돗자리 덮개를 이용해 쓰레기를 되가져 갔다.
공원관리사무소 측은 "그리스전 때는 시민들이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 않아 다음날 오후 늦게까지 청소를 해야했지만 이번에는 자발적으로 주변을 정리하는 시민들이 많아 쓰레기 처리가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대구스타디움에서도 시민들의 '질서응원'은 빛났다. 경기가 끝난 뒤 시민들은 경기장 출입구마다 4개씩 설치된 쓰레기통을 오가며 주변을 정리했다. 시민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박스는 접어서 따로 모아두는 꼼꼼함도 보였다. 직장인 양성진(33·수성구 범어동)씨는 "어렵게 대구스타디움이 응원장소로 결정된 만큼 시민들도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일부러 청소용 마대자루 두 개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운동장에 모인 2만여 붉은 악마들도 의자 밑까지 살피며 뒷정리를 했고, 동구 율하공원에 모인 5천여명의 시민들도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을 하고 합심해 뒷정리를 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장병욱 안심지구대장은 "질서 유지를 위해 그리스전 때보다 1개 중대가 더 많은 120여명의 경찰인력이 투입됐지만 시민들이 잘 따라줘 통제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황수영 인턴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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