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이 넘어와 어뢰를 쐈다. 천안함을 두 동강 내고 46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 그리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그런데 우리 해군은 새 떼를 쫓아 포 사격을 했다고 한다.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 이런 군을 믿고 국민들이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까?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데 더 불안한 것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사죄하면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까? 우리가 믿는 것은 우리 정부와 국군이 아닌가! 또한 천안함 사태로 인해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이 부활되고 남북 갈등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왠지 중국의 동북공정이 마음에 걸린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2002년 2월 28일부터 5년간 중국 동북 3성 지역(헤이룽장성, 지린 성, 랴오닝성)의 역사를 연구했던 사업이다. 동북공정은 초기에 고구려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1)고구려는 중국 민족이 세운 중국의 지방 정권이다. (2)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영토 안에서 성립'발전'멸망했으므로 중국의 지방 정권이다. (3)고구려는 중국과 조공'책봉 관계를 맺은 지방 정권이다. (4)고구려와 수'당 간의 전쟁은 중국 내부의 통일 전쟁이다. (5)고구려 유민 중 중국인이 된 사람이 더 많으므로 고구려는 중국사다.
이로 인해 동북공정은 '고구려사 빼앗기 사업' 등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중국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조선, 부여, 발해의 역사까지 중국사로 왜곡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냈다. 넓은 의미에서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라고 보는 인식과 역사 왜곡을 동북공정으로 본다면, 동북공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왜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있을까? 그 속셈은 무엇일까? 첫째, 동북 3성에는 200만 명에 달하는 우리 동포들이 밀집해 있으며 한국과 역사적'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조선족이 중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 동요하거나 이탈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고조선사'부여사'고구려사'발해사=한국사' '만주는 한민족의 고토(故土)'라는 역사 인식에 대응하고 한반도와 중국 동북 지역 사이의 역사적 관련성을 부정하기 위함이다. 이는 남북통일 후 간도 등 중국 동북 지역의 영토 반환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 북한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고 혼란에 빠지게 될 경우 북한을 지배할 수 있는 역사적 당위성과 명분을 만들기 위한 속셈이 있는 것은 아닐까?
동북공정은 중국의 '고구려사 빼앗기'와 같은 단순한 학술 문제의 차원이 아니다. 학술 문제의 차원을 넘어 향후 한반도의 정세 변화와 직결된 문제이다. 따라서 동북공정을 단순히 중국의 고구려사 빼앗기 프로젝트 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단편적이고 어리석은 일이다. 동북공정에는 향후 한반도의 정세 변화와 동북아 국제 관계의 변화에 대비하는 중국의 미래 전략이 담겨 있다.
그러한 점에서 동북공정은 우리 민족의 통일에도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을 자기네와 같은 역사적 뿌리를 가진 나라로 주장하면서 지금도 형제국의 관계를 대내외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북한을 적이라고 한다.
만약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고 북한이 혼란에 빠졌을 때 누가 더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누구를 더 의지하고 의존하게 될까? 혹시 중국의 속셈대로 중국과 북한이 통일되지는 않을까? 말도 안 되는 염려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고의 안보는 통일'이라고 했다. 통일을 이룰 이명박 대통령의 복안이 궁금하다. 통일에 있어서도 실용 중도 노선과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실현 가능하고 보수와 진보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비책을 기대해 본다.
차기 대선 후보들은 국민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통일에 대한 비전과 방법,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말도 안 되는 국민들의 염려를 말끔히 씻어 주었으면 좋겠다.
류일윤 글뿌리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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