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들 시험기간 등교 학생에 나눠 줘

입력 2010-06-18 07:21:43

"총장님표 빵 먹고 힘내세요."

학기말 시험 중인 대구권 대학가에 아침마다 '빵 먹기' 열풍이 불고 있다.

시험 준비로 아침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빵과 음료수를 제공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소병욱)는 이달 7일부터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50분간 캠퍼스 정문과 후문, 루가 캠퍼스(의과대학 및 간호대학)에서 소병욱 총장을 비롯한 교수들과 총학생회 간부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아침식사용 빵을 나눠주고 있다. 처음엔 "웬 빵이야"라며 의아해하던 학생들이 이젠 빵을 하나 더 달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친구 것까지 챙겨가고 있다. 하루 평균 900개가 동이 날 정도로 아침 빵은 인기 만점.

소병욱 총장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시험공부를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빵과 음료수를 준비했다"며 "학생들이 학교와 교수님들로부터 늘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대도 홍덕률 총장과 보직 교수들이 시험 기간을 맞아 매일 아침 '월드컵 빵'을 나눠주고 있다.

도서관 앞에서 오전 7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빵 나누기 행사는 학생들이 50여m 이상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2006년 직원 노조가 시험 기간 동안 빵 나누기 행사를 시작한 이후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월드컵 기간과 겹친 이번 학기말 시험에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축구공 모양의 빵을 제공하고 있다. 이은정(동물자원학과 3년·여)씨는 "실제로 총장님을 보니 너무 멋진 분 같다. 이런 자리에서 뵙게 돼서 영광스럽다"며, "대구대 학생이라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영남대 이효수 총장은 지난 4월 중간 고사 기간 동안 도서관을 찾아 학생들에게 김밥과 샌드위치를 제공했다. 총학생회가 10년째 시험기간 동안 실시하는 아침 식사 제공 행사에 이 총장이 직접 동참해 학생들의 아침 챙기기에 나선 것.

지역 대학가 관계자들은 "취업과 시험 준비로 주눅 든 학생들의 기를 살리는 것이 요즘 대학가의 또 다른 화두"라며 "아침 챙기기 행사가 지역 대학가의 또 다른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