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44년 닫힌 프랑스 골문 여나

입력 2010-06-17 10:43:20

'쥐가 고양이를 물 수 있을까.'

멕시코가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천적 프랑스를 만났다. 지금까지 프랑스와 6차례 A매치를 치른 멕시코는 1무5패. 4골을 넣고 15골을 내줬다. 게다가 멕시코가 프랑스와 A매치에서 골을 넣은 것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조별리그(1대1 무승부)가 마지막으로 이후 44년이나 프랑스 골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멕시코가 18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폴로콰네의 피터 모카바 경기장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갖는다.

다급하기는 두 팀 모두 마찬가지. 남아공, 우루과이와 A조에 편성돼 조 1, 2위가 유력한 두 팀이었지만 멕시코는 1차전서 한 수 아래인 남아공과 1대1로 비겼고, 프랑스는 우루과이와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일단 분위기는 멕시코가 좋다. '개최국 어드밴티지'가 있는 남아공을 상대로 그나마 승점 1점을 챙겼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우루과이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한 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프랑스는 비겼지만 패배와 다름없는 내용이었다. 지네딘 지단, 쥐스트 퐁텐느 등 프랑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일제히 프랑스 대표팀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팀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의 핸드볼 사건, 레이몽 도메네크(58) 감독에 대한 지도력 불신, 선수들 간의 모래알 같은 팀워크까지 프랑스의 불안한 모습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멕시코는 남아공전서 종횡무진 뛰며 날카로운 돌파력을 과시한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갈라타사라이)에게 기대를 건다. 35세 노장이지만 올 시즌 멕시코리그에서 어시스트 1위(7개)를 기록할 정도로 실력을 과시한 콰우테모크 블랑코(산토스 라구나)도 건재하다. 198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8강 진출을 시작으로 이후 참가한 네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16강에 올랐던 저력을 믿고 있다. 남아공과 1차전에서 보여줬던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 도스 산토스, 카를로스 벨라(아스날) 등의 톡톡 튀는 개인기가 프랑스를 상대로도 발휘된다면 전 대회 준우승 팀 프랑스 징크스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프랑스는 객관적 전력에서 멕시코에 앞서는데다 대회 때마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 위안을 삼는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조별리그에서 2무승부 뒤 1승을 거둬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진출한 뒤 결국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루과이와의 무승부로 다급해진 상황이어서 멕시코전까지 내줄 수 없는 형편인 점도 경기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전에서는 '제2의 지네딘 지단'으로 불리는 요안 구르퀴프(보르도)가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고 니콜라스 아넬카(첼시), 프랭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윌리엄 갈라스(아스날), 에릭 아비달(바르셀로나)은 명예회복을 벼른다. 1차전에서 선발 출장하지 않은 티에리 앙리는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