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위해…" 대학생 십시일반 장학금

입력 2010-06-17 07:43:08

울산대 '등록금 5만원 더 내기' 화제…올해 100여명 혜택 "후배

▲울산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울산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학우사랑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해 사회에 진출한 뒤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의지를 담고 파이팅을 하고 있는 모습. 울산대 제공

'학생들이 어려운 동료를 위해 장학금을 주는 대학이 있다.'

울산대학교(총장 김도연)가 전국 최초로 '학우사랑 등록금' 제도를 실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우사랑 등록금 제도는 울산대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행한 제도. 울산대 신입생과 재학생 2천647명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등록금에서 5만원씩을 더 내는 모금운동에 동참해 모두 1억3천235만원을 모았다. 울산대는 올초 모금액과 합한 2억7천만원을 8일 대학 내 시청각교육관 다매체강당에서 101명의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장학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이날 장학증서를 받은 학생들은 동료 학생과 학부모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학업에 열중해 사회에 나가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되돌려 주기로 다짐했다.

학우사랑 장학금 덕분에 2학기 등록금 전액인 412만원을 받은 이성기(24·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4년)씨는 "그동안 학교에서 주는 가사장학금과 사회복지단체가 주는 복지장학금은 받아왔지만 같은 학생이 모아준 장학금은 처음이어서 고마운 마음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면서 "사회에 나가서 꼭 갚겠다"고 말했다.

이날 교직원 239명도 학생들의 뜻에 동참해 3천701만원을 보탰으며, 울산대 재단인 울산공업학원(이사장 정몽준)에서도 1억원을 내놓아 학우사랑 기금은 2억6천936만원으로 불어났다.

울산대는 학우사랑 장학금을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교수와 직원, 학생 대표로 장학위원회를 구성, 학생 본인 신청과 지도교수가 추천한 291명을 대상으로 면담과 가정방문 실사를 통해 수혜학생을 선정했다.

김도연 울산대 총장은 이날 수여식에서 "대학 구성원의 따뜻한 정이 도움을 꼭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전달돼 매우 기쁘다"며 "오늘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도 사회에 나가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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