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노동자 출신의 여성 첫 우주인

입력 2010-06-16 07:52:51

"나는 갈매기, 기분이 최고입니다."

1963년 오늘, 26세의 여성이 우주에서 감격적인 첫 메시지를 송신했다. 보스토크 6호를 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1937~)였다. '나는 갈매기'는 호출부호였지만 '강하고 자유로운 여성'을 뜻하는 상징어가 됐다. 3일간 지구를 48바퀴 선회함으로써 일약 소련의 영웅이 됐다.

그녀는 초교밖에 졸업 못한 직물공장 노동자 출신이다. 유일한 취미가 스카이다이빙이었다. 당시엔 우주선을 지상에 착륙시킬 수 없어 우주비행사는 6㎞ 상공에서 탈출해야 했기에 낙하산 강하 능력은 필수적이었다.

1962년 우주비행사에 지원했을 때 소련 당국은 그녀의 출신 성분에 주목했다. 프롤레타리아 출신에 아버지가 2차대전 때 전사한 군인이었기에 체제 선전에 안성맞춤이었다. 우주비행 후 당국은 베테랑 우주비행사 니콜라예프와 결혼시켜 '우주비행사 커플'임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물론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1982년 이혼했다. 그후 다시는 우주비행에 나서지 못하고 최고회의 의원 등 정치활동만 하다 소련 붕괴 후 은퇴했다. 여전히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국민 영웅으로 남아있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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