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승리한 12일 외식·숙박업계도 호황을 누렸다.
10만여 대구 응원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맥주, 치킨, 피자 등 먹을거리를 파는 업소들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다. 연인,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응원을 펼치려는 은밀한(?) 응원족들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모텔을 많이 찾아 숙박업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12일 오후 7시쯤 대구 동성로 한 호프집. 주방의 8개 불판 위에 잘 달궈진 튀김 솥이 일렬로 늘어섰다. 그 옆에는 토막 난 생닭 400여마리가 준비돼 있었다. 5명의 조리사들은 솥을 넘나들며 바쁜 손놀림을 이어갔다. 박철우(36) 실장은 "벌써 3일 전에 50개 테이블의 예약이 끝난 상태"라며 "생맥주와 치킨 재료를 평일보다 5배가량 더 준비해 뒀고 주방 아르바이트생도 3명이나 더 구해놨는데도 일손이 달린다"고 말했다.
이날 외식업계는 한꺼번에 월드컵 손님이 몰린 탓에 계산서가 뒤바뀌고 주문한 닭 요리가 40분 가까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이렇게 많은 손님이 찾을 줄 몰랐어요. 월드컵 특수가 실감나네요."
대학생 김진수(22·경산시 진량읍)씨는 "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호프집에 자리를 잡고 치킨을 시켰는데 후반 경기 20분을 남기고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며 "그래도 한국이 이겨 기분이 풀렸다"고 말했다.
배달 업계 매출 성적표도 최고점을 찍었다. 중구 삼덕동 'D' 치킨의 경우 경기시작 30분 전까지 예약이 몰리면서 평소 매출의 3배인 140상자가 팔려 나갔다. 김영일(41)씨는 "오전 11시부터 예약이 폭주, 오후 4시가 되자 닭이 없어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114 안내에 따르면 한국-그리스전을 앞두고 외식업계 전화번호를 묻는 콜이 평소 1천콜에서 3천콜로 크게 늘었다.
숙박업계도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달서구 모다아울렛 주변 모텔마다 방 잡기 전쟁이 치열했다. 직장인 장모(28·달서구 본동)씨는 "조용히 여자친구와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고화질 TV가 있는 모텔방을 알아 봤지만 하나같이 방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업주 김모(51)씨는 "한국전이 있는 날이면 대실 손님이 몰려들기 때문에 밤 12시 전에는 아예 숙박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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