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민 변화요구 목소리 귀담아 듣겠다"

입력 2010-06-14 10:26:16

라디오연설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6·2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국정 쇄신 방향의 큰 틀을 제시했다. 대국민담화 형식의 정례 라디오연설로 생중계된 이날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세종시와 청와대·내각 개편에 대한 의사 표명이다.

◆소통 강화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 듣겠다"며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실천과제로 ▷정책 우선순위 재점검 ▷청와대·내각 시스템·진용 개편 ▷당정 및 국회와의 생산적 관계 ▷젊은세대와의 소통 강화 방법 강구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적 쇄신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선 못박지 않았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이르면 7월 초로 예상되는 개편의 폭이 상당히 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임명된 지 오래된 인사들이 적지않아 인사 수요가 있는데다 국정 쇄신의 의미를 담아내려면 인적 구성에 적지않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운찬 총리의 거취도 유동적이며, 청와대 수석과 장·차관도 상당수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사의를 표명한 정정길 대통령실장 후임으로는 지역화합 차원에서 호남·충청권 인사의 발탁이 점쳐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젊은 세대 인사의 중용을 고심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국정운영 기조

이 대통령은 "후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 상세히 국민 여러분께 밝힐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수석은 "8·15 경축사에서 정치 개혁 등 구체적인 구상을 밝힐 것"이라며 "근본 기조는 안보와 중도실용, 투트랙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에 대해선 "아직 생활 현장에서는 체감이 덜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본격적 경제 회복기를 맞아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을 모으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보에 대해선 "다른 것은 모두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안보만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군의 여러 문제도 바로잡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세종시와 4대강 문제에 대해선 "국론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의 경우 "국회가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해 달라"며 "정부는 국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석은 이에 대해 "출구전략이나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며 "종전과 차이가 있다면 한나라당 당론 변경을 거치지 않고 바로 국회에서 표결하자는 것으로, 야당도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생명살리기사업"이란 기존 입장을 강조한 뒤 "소통과 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국민대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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