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자축 석쇠불고기·소주 한잔 "캬!∼ 아"
◆대구 시민운동장 주경기장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데는 종목이 따로 없었다. 국내에서 프로야구는 프로축구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선수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는 법일까. 이날 프로야구 경기를 마친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박석민, 김상수 선수가 시민운동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표팀을 성원했다. 각각 대구고, 경북고를 졸업해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은 "피곤하긴 하지만 축구는 여럿이 모여서 봐야 제맛 아니냐"며 "이 대회를 위해 고생했을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반전이 끝나자 이들을 알아본 시민들은 사인공세를 펴기도.
○…경기 시작 세 시간 전만 해도 응원객들은 1천여명에 불과했으나 오후 8시가 넘어서자 급격히 늘어 2만여명으로 불어났다. 20, 30대 젊은층뿐 아니라 가족 단위 응원객들은 먹을거리를 싸들고 밀려들었고 장년층도 부채를 부치면서 시민운동장을 찾았다. 어린 딸, 부인과 함께 응원에 나선 박지용(35)씨는 "딸에게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리응원의 감동을 전해주고 싶었다"며 "주말 나들이로 제격"이라고 했다. 경기 시작 직전에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이곳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축구 대표팀을 응원했다.
○…한국 대표팀이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자 시민들은 곳곳에서 축하파티를 여는 등 축제분위기. 뒤풀이를 위해 걸어서 동성로로 향하거나 일부는 인근 북성로 포장마차촌을 찾아 신명을 내기도. 북성로의 명물인 석쇠불고기와 우동에다 소주 한잔을 곁들이며 승리를 만끽하던 정종수(32)씨 일행은 "대표팀이 너무 잘하는 바람에 응원하느라 진을 다 뺐다"며 "이것저것 챙겨 먹었는데도 너무 열을 올린 탓인지 경기가 끝나니 배가 출출하다"고 함박웃음.
◆동성로
○…동성로 거리응원장에는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 대형 스크린 한대가 추가로 설치됐다. 그러나 좁은 동성로 길을 따라 2만에 가까운 인파가 집결한 탓에 동성로 양쪽 통로 시민들은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시민들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며 힘들게 봤지만 승리의 기쁨에 고통도 잊은 듯했다. "목 빠지겠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거리응원하면서 경기 시청은 DMB로?' 시민 3만여명이 모인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야외음악당. 경기는 한창 진행 중인데 대형 스크린을 쳐다보지 않는 시민들이 많았다. 대신 그들은 돗자리에 배를 깔고 누워 휴대전화와 PMP 등에 장착된 DMB를 꺼내 편안하게 경기를 시청했다. 류종은(26·수성구 지산동)씨는 "사람들 머리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대형 스크린보다 화면이 작아도 집중할 수 있는 DMB가 낫더라"며 "야외에서 거리응원 분위기를 즐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조명 없어도 괜찮아요.' 준비성이 철저한 시민들이 많았다. 야외에서 통닭과 피자를 제대로 먹기 위해 머리에 조명등을 달고 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4년 전에 왔는데 너무 어두워서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더라"며 "그래서 머리에 달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조명등을 준비해왔다"고.
◆동구 율하공원
○…오후 7시 20분 동구 율하공원 운동장 전광판에 앳된 얼굴의 치어리더 9명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비쳤다. 전광판을 보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며 응원 열기를 더했다. 동촌중학교 댄스팀 '시크릿'이 운동장의 7천여 시민들 앞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댄스를 선보였다. 팀의 리더 이혜진(15)양은 "응원 열기에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되고 싶어 우리가 배운 춤들을 사람들에게 보이기로 했다"며 당차게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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