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신과 의사 다비드 세르방-슈레베르 박사는 암환자였다. 15년 전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수술과 항암치료 및 항암식생활로 암을 이겨냈다. 저서 '항암'(Anticancer)에서 카레에 들어가는 강황과 마늘 등의 향신료가 강력한 항암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씁쓸한 노란색의 강황을 아무 요리에나 뿌려서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음식은 모름지기 맛이 있어야 한다. '맛있는 건강 레시피'를 소개하는 것도 행복을 요리하는 의사의 즐거움이다. 맛있는 건강을 위해 새로운 '환상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인도인은 많은 환경 발암물질에 노출돼 있지만 암 발병률이 낮다. 평소 강황을 즐겨 먹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일본인의 높은 흡연율에도 불구, 폐암 발생률이 낮은 것을 '아시안 파라독스'라고 한다. 이는 녹차 때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강황(카레의 노란색), 생강, 겨자, 후추, 고추, 파, 마늘 등의 향신료와 로즈마리, 바질, 파슬리, 파프리카, 녹차 등의 허브는 적은 양으로 많은 향을 내는 식물이다. 향신료는 향을 증발시켜 버리기 때문에 필요할 때 갈아 쓴다. 말린 향신료는 시간이 지나면 향이 약해지고 효과도 떨어진다.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실 여러 민족이나 나라의 요리가 갖는 특성도 주로 어떤 향신료, 허브, 양념을 쓰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강황이나 마늘 등 향신료는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먹어온 안전한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울금이라고 불리우는 강황은 맛이 쓰다. 욕심내지 말고 조금만 사용하는 것이 한국식 강황 요리의 포인트. 시중에 흔한 인도산과 비교해 우리나라 제품이 가격은 비싸지만 색과 맛이 더 우수하다.
모두가 즐겨먹고, 항암효과도 있는 강황 밤과자도 만들어 보자. 밤과자는 촉촉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과자이다. 밤과자용 앙금은 콩을 삶아서 으깨고 물엿과 설탕을 넣어서 만든 가공식품이다. 몸에 좋은 콩이 주재료이지만, 재료의 반을 차지하는 설탕과 물엿 때문에 약간은 걱정되는 과자다. 하지만 의사가 몸에 좋은 음식만 권하는 바람에 맛있게 먹는 즐거움을 빼앗고, 병에 대한 공포만 심어준다면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강황 밤과자 재료는 강황가루 100~200g, 밤과자용 앙금 5㎏, 생크림 20g(또는 달걀 1/2개). 먼저 강황가루와 생크림, 밤과자용 앙금을 큰 그릇에서 섞는다. 밤과자용 짜기주머니에 넣고 작은 모양을 만든다. 오븐을 180℃로 예열한 뒤 노릇한 색깔이 날 때까지 40분간 굽는다. 색깔이 나고 윗부분이 까칠하게 되면 오븐에서 꺼내어서 식힌다. 금방 먹는 것보다 하룻밤 뚜껑이 있는 그릇에 두었다 먹으면 부드럽고 촉촉하게 되어 더 맛있다.
김여환<대구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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