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늘 오후 B조 첫 경기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양팀 모두 첫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어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큰 키를 이용한 그리스와 빠른 공수를 자랑하는 한국은 다르면서도 '세트피스'에 중점을 두는 등 비슷한 팀 컬러를 나타내고 있어 더욱 볼만한 '대결'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경전
11일 오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 및 기자회견에서 그리스는 끝까지 보안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한국은 공개 훈련에서 약속된 초반 15분 동안 3인조 패스 연습과 주전·비주전을 나눠 실전 경기까지 하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으나 그리스는 몸 풀기 및 스텝 훈련만 공개하는 등 마지막까지 전략 노출을 꺼렸다. 또 훈련 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은 허정무 감독과 주장 박지성이 함께 나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질문을 주고 받았지만 그리스는 감독과 선수가 따로 기자회견을 했고, 사진 촬영도 금지하는 등 예민하게 대응했다.
◆'세트피스'
이날 경기의 득점은 세트피스에 의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의 강점 중 하나도 바로 큰 키를 이용한 세트피스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장신의 수비수들까지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에 위력이 배가 된다. 특히 문전의 장신 선수들에게 띄워주는 주장 요르고스 카라구니스의 코너킥과 프리킥은 날카롭고 위협적이어서 위험 지역에서의 반칙을 조심해야 한다. 카라구니스는 "한국과 그리스는 수비가 탄탄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우선 탄탄한 수비력으로 득점하지 못하게 한 뒤 (세트피스) 등 기회가 있을 때 득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팀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염기훈과 한국팀의 킥을 주로 담당하는 기성용, 박주영 등에게 훈련 때마다 프리킥 연습을 시키며 세트피스에 공을 들여왔다. 10일 포트엘리자베스에 도착한 뒤 첫 훈련 때도 자체 연습경기에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약속된 플레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상대 미드필드 진영 좌·우에서 프리킥을 얻었을 경우에 대비, 기성용에게 골키퍼와 상대 수비 사이 공간으로 높지 않고 정확하게 프리킥하는 연습을 반복시켰다.
◆환경은 누구 편?
1차전이 치러지는 포트엘리자베스의 경우 '윈디 시티(Windy city)'로 불릴 정도로 바람이 세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행히 12일엔 초속 10m 이내로 바람이 크게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보돼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무 감독도 "아주 심한 바람만 아니면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발도 어느 팀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지켜볼 만 하다. 한국 대표팀은 해발 1,200여m의 루스텐버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훈련하다 해발 0m의 포트엘리자베스로 내려왔기 때문에 산소 흡입력이 높아져 운동 및 회복 능력이 좋아져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리스는 한국전에 대비, 해발이 포트엘리자베스와 같은 더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훈련한 만큼 패스 등 볼 컨트롤이 더 정확하고 적응력도 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6강 분수령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에 이기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는 극소수의 사례 중 하나일 뿐 1차전 승자가 대부분 16강에 진출했다. 1998년과 2002년, 2006년에 열린 세 번의 월드컵에서 1차전 승자가 16강에 진출한 확률은 86.1%였다. 1차전 총 48경기 중 승패가 갈린 36경기에서 단 5개국을 제외한 31개국이 16강에 오른 것. 1차전에서 이기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나라는 2002년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러시아, 2006년의 한국, 체코 등 5개국뿐이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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