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염기훈 '창', 그리스 '방패' 뚫는다

입력 2010-06-11 09:24:17

빠른 돌파 무기 장신 숲 무력화 작전

"그리스의 방패를 뚫어라!"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30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남아공 월드컵 본선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그리스는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염원을 풀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로 한국(47위)보다 크게 앞서고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강팀이지만 그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 지금은 당시의 전력에 미치지 못해 한국이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는 상대로 분석되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친선대회에서 1대1, 2007년 영국 런던에서 치러진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이겨 1승1무로 우위에 서 있다. 2006년 대회 당시 한국의 득점을 현재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주영이 기록해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리스를 상대로 승리포를 터뜨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승패는 '수비'에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장신들로 구성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인 반면 한국은 빠른 돌파를 통해 순식간에 상대 수비를 허무는 빠른 공격이 돋보이는 팀이어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키가 큰 대신 느린 수비수의 약점을 파고들어 수비 뒷공간을 노린 빠른 공격이 성공할 경우 충분히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리스의 경우 수비의 큰 키를 이용한 문전 세트피스가 강점이어서 최대한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 대표팀은 박주영-염기훈 투톱을 내세워 그리스의 방패를 뚫는다는 작전이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청용이 좌우 날개를 맡고 중앙 미드필드는 김정우-기성용 조의 출전이 유력하다. 또 포백 라인은 예상과는 달리 왼쪽부터 김동진-이정수-조용형-이영표가 선발 출장해 그리스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가 왼쪽으로 가는 포백 라인은 11일 미니게임에서 가동됐다. 골키퍼 자리는 이운재와 정성룡이 마지막까지 겨루고 있다.

허정무 한국대표팀 감독은 "누가 출전을 하든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며 얼마나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라며 "경기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선수들의 도전 정신과 열정, 승리의 열망이 강한 만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포트엘리자베스에 사는 교민 70여명은 12일 그리스와의 조별 1차전이 열리는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을 찾아 열띤 응원으로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보탠다. 한국은 12일 그리스와의 조별 1차전에 이어 17일 오후 8시 30분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전, 23일 오전 3시 30분 더반 모세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조별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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