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성축구 수준 높지 않지만 대회 참가는 생활의 활력소
"축구는 남자들이 군대에서 하는 것? 천만의 말씀!"
11일 개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전 세계가 축구 열풍으로 뜨거운 가운데 직접 공을 차면서 축구를 몸으로 즐기는 여성들이 있다. 대구시축구연합회 소속 여성 축구단이다. 대구에는 동'서'북'수성'달서구 여성축구클럽 등 자치구를 중심으로 여성축구단 5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각 클럽에는 30명 안팎의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모두들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사실 제대로 공을 차는 건 쉽지 않다. 주로 30, 40대 주부와 직장인들이 많아 가정과 직장 일을 하며 연습하고 대회에도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축구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평일에 주로 모여 훈련이나 연습 경기를 하는데 대회를 앞두고는 주말에도 시간을 내기도 한다. 대회 참가는 경험하기 어려운 재미이자 생활의 활력소다.
대구에 여성축구단이 만들어진 건 2001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해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등이 앞다퉈 여자축구단을 만들고 지원에 나섰다. 당시 여성축구대회도 많이 생겨 여자축구는 빠른 속도로 활성화됐다. 대구에서는 수성'동'달서클럽이 2001년을 전후해 만들어졌고 서구클럽은 2008년, 북구클럽은 올 2월 창단됐다. 아직 정식 등록은 안 했지만 남구도 현재 준비하고 있어 이르면 올해 안에 창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한해 동안 참가하는 대회는 지역과 전국 등 6개 정도다. 대구에서는 ▷1년 동안 리그전으로 진행되는 대구FC컵 대구사랑축구리그 ▷대구시장기 생활체육축구대회(6월 13일 개막) ▷대구시축구연합회장기 축구대회(10월 31일 개막) ▷울산, 부산, 경남 등 가까운 시도의 여성축구클럽을 초청, 8개 팀이 우승을 다투는 대구여성축구대회 등 4개 대회가 매년 열린다. 대구 클럽들은 국민생활대축전, 여성부장관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여성대회 등 전국대회에도 2개 팀씩 나눠 출전한다. 이외에도 대구 클럽들은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여성축구대회에도 한팀씩 돌아가며 출전한다.
대구의 여성 축구 수준은 높지 않다.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수적으로나 전력상으로나 약세다. 서울은 여성축구클럽만 30개가 넘고 수준도 높다. 이 때문에 수도권 팀과 붙으면 5점 차 이상 패배를 당하기 일쑤다. 전국대회의 경우 올해부터 1, 2부로 나눠 대회를 여는데, 대구는 2부 리그에 속했다. 대구의 경우 팀별로 선수 출신이 많아야 2, 3명 정도지만 서울'경기는 출전 선수 11명 모두가 선수 출신인 곳도 많기 때문이다. 대구의 여성 축구는 엘리트 등록 팀이 침산초교와 상원중, 동부여고, 영진전문대 등 네 팀뿐이라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시축구연합회 양호철 사무국장은 "요즘은 동구와 달서구의 전력이 다른 팀보다 좋아 주로 두 팀이 우승을 다투고 있고, 북구는 신생팀다운 패기와 열기가 높은데 특히 회원 중 여성 태권도 사범이 많은 게 특징"이라며 "대구에서 여성축구가 활성화되려면 구군 축구연합회와 생활체육회, 구청의 의지와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자축구클럽 가입 희망자는 대구시축구연합회나 구'군생활체육회, 구청 등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고, 여성축구단에 직접 신청해도 된다. 동구(010-5713-7762), 서구(010-3669-6544), 북구(010-4545-2107), 수성(755-5030), 달서(011-9375-8988).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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