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같은 하루 휴가 태극전사 "충전 완료"

입력 2010-06-10 10:05:24

포트엘리자베스 입성 전 휴식 가져

12일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 첫 경기를 사흘 앞둔 9일, 한국 축구대표팀은 휴식을 취했다. 그리스와의 일전을 위해 10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를 떠나 포트 엘리자베스로 가기에 앞서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이날 하루 종일 숙소인 헌터스 레스트 호텔에 머물며 시간을 보냈다.

'사냥꾼의 쉼터'라는 의미를 가진 헌터스 레스트 호텔은 영국 왕실 후손으로 남아공에 정착한 렉스 가문이 사냥을 하며 머물던 별장 자리에 1968년 호텔을 지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건물이 오래돼 다소 낡긴 했지만 사냥을 위한 별장답게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호텔에도 무성한 나무들이 빽빽해 휴식을 취하며 머물기엔 최적이다.

한국 선수단은 호텔 전체 90여 객실 중 50개를 사용하고 있는데, 선수들은 특별히 1인1실을 배정받았다. 보통 전지훈련이나 해외 경기 땐 2인1실을 사용하지만 월드컵이 최고의 축구대회임을 고려해 각 선수에게 방 하나씩을 내줬다.

호텔엔 헬스장과 사우나, 마사지룸, 수영장, 테니스장, 스쿼시, 파3 골프장(9홀)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선수들은 헬스장 정도만 이용할 뿐 다른 시설은 크게 이용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사랑방 역할은 '치료실'이 하고 있다. 호텔 양쪽 끝 방 사이 거리가 200m에 달할 정도로 떨어져 있어 치료 등을 받으러 오는 치료실이 선수들의 모임방이 되고 있는 것. 이동국(31·전북 현대)은 "선수들이 모두 혼자 방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화할 기회가 적어 치료실이나 식당 등에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꿀맛 같은 하루 휴가가 주어진 9일에는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여가를 즐긴 선수들이 많았다. 대부분 오전엔 방에서 영화나 책을 보고 늦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했고, 오후부터 각자 운동이나 여가 활동을 하면서 기분 전환을 했다.

호텔 수영장 옆 잔디밭과 벤치도 선수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다. 호텔 인터넷 여건이 좋지 않아 방보다 상대적으로 연결이 잘 되는 이곳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선수들끼리 얘기도 나누고 휴식을 취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006 독일 월드컵 때보다 선수들의 생활이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다"고 전했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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