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에서 한국육상 희망을 달리다

입력 2010-06-08 11:07:45

男 100m 31년 만에 한국新…아시안게임 10초 10대 진입도 노려

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31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김국영이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23으로 31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세운 김국영이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0.11초를 앞당기는데 무려 31년이 걸렸다. 하지만 10초10대 진입은 머지 않았다."

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김국영(19·안양시청)이 10초23으로 결승선을 통과, 해묵은 기록을 갈아치우자 육상계는 흥분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이 기록이 더 나은 기록탄생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자신했다.

지금까지 남자 100m 한국신기록은 1979년 현 서말구(55)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동아대 재학시절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작성한 10초34. 이날 대표팀 막내 김국영은 대회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 0.03초 앞당기며 31년 묵은 기록을 갈아치웠고 한 시간 30분 뒤 열린 준결승에서는 예선에서 자신이 세운 기록을 다시 0.08초 앞당기는 기염을 토했다. 10초47의 개인 최고기록을 0.24초나 줄인 김국영은 이날 하루 2개의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 선 날이 됐다.

'10초34'의 벽을 김국영이 뛰어넘자 철옹성은 단숨에 허물어졌다. 임희남(26·광주광역시청)과 여호수아(23·인천시청)도 준결승에서 각각 10초32와 10초33을 찍어 해묵은 기록은 동시에 세 선수가 넘어서게 됐다.

100m 신기록 달성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다만 시점이 문제였다. 경북체고 이종우 육상 단거리 감독은 "국내 선수 중 10초50 이하의 기록을 가진 선수가 여러 명 될 정도로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기량도 일취월장하고 있었다"며 "11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맞춰 훈련해 왔기 때문에 예상보다 일찍 신기록이 나왔고, 앞으로 기록 단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과연 100m 기록은 얼마까지 줄일 수 있을까.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쯤 10초10대 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육상관계자의 전언이다.

당장 신기록을 수립한 김국영이 이제 갓 고교를 졸업한 신예고 기술적인 부분을 좀더 가다듬으면 잠재된 실력을 발휘, 빠른 시일내 기록 단축 가능성이 크다는 것.

무엇보다 신기록 수립이 기량이 엇비슷한 선수들 간의 선의의 경쟁을 부추겨 동반 기록 향상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이날 10초33을 찍은 여호수아 경우 기량이 뛰어나 스프린터로서의 자질을 갖춘데다 실제 연습에서 김국영보다 오히려 더 나은 모습이어서 앞으로 충분히 기록경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기록 경신 대열에 동참하지 못한 전덕형(26·경찰대) 역시 뛰어난 신체적 조건을 갖춰 언제든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선수라는 것.

더욱이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최근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지원책이 선수 및 지도자의 의욕을 높여주는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신기록 경신으로 김국영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주는 100m 신기록 특별 포상금 1억원을 받고 김국영을 지도한 안양시청 강태석(35) 감독도 3천만원을 받게 됐다. 임희남과 여호수아에게도 500만원씩 장려금이 돌아간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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