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태어난 우리 귀염둥이…시민 여러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와우~~ 꿈에 그리던 가족이 생겼어요. 우리 귀염둥이 날갯짓 좀 보세요. 얼굴은 어쩜 하나같이 엄마를 닮았을까요. 신천에서 이런 행복은 처음이에요. 그동안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몰라요.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비하면 전 정말 행운아예요.
어렵게 낳은 알을 잃어버린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건강에 좋다며 일부 시민들이 이른 아침에 풀섶을 뒤지며 오리알을 자꾸 훔쳐가요.
중동교 아래 조그마한 습지는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이곳에 낳은 오리알은 방류수가 쏟아질 때마다 급물살에 떠내려갔어요.
그래서 몇몇 친구들은 아예 신천둔치로 날아올라 갔어요. 공원 조경 숲속이나 담벼락 개나리 덤불 속에 겨우 둥지를 틀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어요. 목줄 풀린 애완견에 혼쭐나 품던 알도 버리고 도망가는 일이 부지기수예요.
이래저래 낙심한 어떤 친구들은 차디찬 물속에다 그냥 알을 낳았어요. 부화를 못 하는 곳이지만 알을 뺏기지 않으려는 절박함 때문일까요? 맘 놓고 산란하기가 너무 어려워 신천을 떠난 친구들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신천에 희망을 갖고 있어요. 이만큼이 어딘가요. 악취가 풍기던 1990년대엔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
내년 산란철에는 수질 정화도 좋지만 수중보 방류를 조금 자제해 주면 좋겠어요. 아니면 신천 주요지점에 방류수위보다 높게 작은 '산란습지'를 만들어 주시면 안 될까요? 콘크리트 호안도 녹지호안으로 탈바꿈한다면…. 야호!!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네요."
사진·글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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