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최종 목표는 대학… 진로 미리 정하고 적합한 고교 노크
'내게 맞는 고교 어떻게 선택하나.'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전국 고교들이 운영 형태와 교육 내용 등을 차별화하면서 고교 진학을 앞둔 학생, 학부모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는 고교 다양화 정책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 내년에 많은 유형의 고교들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정보 욕구가 팽배한 상황이다. 매일신문사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지역 최초로 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대구 경신고 강당에서 '2011 고교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를 앞두고 참가 입시전문가들에게 고교 입시의 전반적인 내용과 준비 방법 등을 들어봤다.
◆대구 고교 유형과 전형 방법
일반계 고교는 선발 시기에 따라 전기와 후기로 나눠진다. 고교별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먼저 선발하는 전기 일반계고에는 특수목적고(동대구과학고, 대구외국어고, 이하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계성·경신·대건·경일여고, 이하 자사고)가 포함된다. 동대구과학고의 경우 자기주도학습전형과 과학창의성전형에 의해, 대구외국어고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의해 선발한다. 자사고는 내신 성적에 의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추첨으로 결정한다.
선지원 또는 추첨에 의해 배정하는 후기 일반계고도 다양하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구분해 선발하는 선지원 일반계고에는 포산·현풍·다사·달서고가 포함되며, 공립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정된 강동·경북여·구암·대구·상인고 등 자율형 공립고는 단계별로 추첨배정 비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일반계고의 경우 중학교 졸업생들의 희망에 따라 우선 배정하는 비율을 50%로 확대해 고교 선택제가 한 단계 진전됐다. 1단계는 대구 전 지역에서 10%를 배정하고 2단계는 학군별로 40%, 나머지는 근거리 배정한다.
고교의 유형별로 보면 한층 더 복잡하게 나눠지므로 학생, 학부모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표 참조) 학교별로 운영 방법, 중점 분야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희망에 맞는 학교를 미리 파악해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번 설명회에서 '대구지역 고교 다양화와 전형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이대희 대건고 교무부장은 "그동안 대구 고교들이 학생,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호응하지 못해 우수 중학생들의 역외 유출이 심각했는데 내년에는 자사고와 자율형 공립고 등이 주도해 대구 교육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부장은 "매일신문사 설명회와 학교별 설명회 등에 빠지지 말고 참가해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고 담임 교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상위권은 자기주도학습전형 대비해야
상위권 중3생들이 겨냥하는 특목고와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자사고, 비평준화지역 자율고, 일부 자율학교 등의 올해 입시 전형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대부분 학교들이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그에 맞는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1단계에서 내신 성적, 학습계획서, 추천서, 봉사·체험활동 등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 점수를 더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외국어고의 경우 1단계에서 영어 내신 성적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치른다. 면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추천서, 학습계획서 등에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 의지, 자기주도학습과정, 학습 및 진로계획, 봉사·체험활동 내용, 독서활동 등을 평가한다.
과학고는 신입생의 30%를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70%를 과학창의성전형으로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1단계 서류 평가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가린다. 내신 성적은 수학과 과학을 반영한다. 과학창의성전형은 1단계를 자기주도학습전형과 동일하게 진행한 뒤 2단계에서 과학창의성 캠프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자사고 역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하는데 1단계에서 내신 성적과 자기주도학습능력 등을 평가해 2,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 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고교별 평가 요소나 방법 등은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조만간 발표될 전형계획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매일신문사 설명회에서 '자율형 사립고 전형 특징과 준비 방법'에 대해 알려줄 현대청운고 조진현 입학관리부장은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 내신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우선은 1학기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과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전형안을 학교별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설명회도 가질 예정이므로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교 선택과 준비 방법
고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다. 앞으로 적용될 2009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최대한 일찍 결정한 뒤 그에 맞춰 교과 수업과 동아리 활동, 각종 체험활동 등을 진행하도록 구성된다. 따라서 자신의 진로에 조금이라도 더 적합한 고교를 찾아 진학하는 게 고교 생활과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강화되는 추세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교 입학 때부터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에 적합한 교과 기록물이나 성과물, 활동 자료 등을 갖추어나가면 자신의 수능 실력보다 더 높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특목고나 자사고 전형을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일원화시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들 고교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는 학생이라도 지금부터 학습에 자기주도성을 갖추고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학원을 오가면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답변만 내놓는다거나 문제풀이식 공부에 젖어 있다가는 고교는 물론 대학 진학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교과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노력,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기록물이나 자료를 만드는 훈련은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별다른 기록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고교별 서류 제출 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면접에서 자신의 학습 의지나 진로 계획 등을 자신 있게 밝히는 것만으로도 대학 진학에 필요한 요소들을 준비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설명회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세부 내용과 대비책'에 대해 강의할 공주한일고 최용희 입학관리실장은 "어차피 최종 목표는 대학이므로 진로를 결정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노력은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고교 입시에 대비해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써 보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줄 서류들을 만들어 보면 대입 준비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며 "평소에 신문 등을 통해 사회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이해력과 조정력, 토론 능력 등을 키우는 습관도 하루빨리 들여야 한다"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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