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조직, 머리 크고 손발 작고 기형적"

입력 2010-06-07 10:43:30

시청하위 직원 장문의 편지

대구시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이 기자에게 '하위직 공무원들의 비애'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대구시 중·하위직 공무원들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적시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한 편지였다. 일부 문제제기는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은 다수 직원들이 공감하는 부분으로 보였다.

편지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내가 보는 것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인가 인사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자치행정국, 기획관리실, 감사실 등 지원부서가 인기부서로 떠오르고 사업부서와 민원이 많은 부서는 직원들이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사에서 지원부서가 혜택을 보기 때문이지요. 문희갑 전 시장 때는 이 같은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승진인사에서 사업·민원부서 직원들에게 우선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현장부서 직원들은 지원부서 직원보다 1, 2년은 승진이 빨랐어요."

이 공무원은 또 "지원부서의 특정과 특정계는 자기들끼리 돌아가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승진에서 앞서 나가는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행정직 26명의 승진에서 23번은 배제되고 26순위 밖의 직원이 승진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대구시의 조직은 근본적으로 머리는 크고, 움직이는 손발은 적은 불균형 조직으로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시민들이 기대하는 조직혁신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대해 행정학을 전공한 한 교수는 "인사팀의 경우 행정부시장이나 시장 직속으로 해 공정성을 기할 필요가 있고 기획관리실, 자치행정국 등의 단순 취합·보고업무는 비서실을 확대해 기능을 흡수해 본연의 기획, 조직관리·지원 업무에 충실하게 하는 조직시스템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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