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어느 월드컵보다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우리 축구 대표팀이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파들이 부쩍 성장해 대표팀의 전력이 탄탄해졌다. 그래서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숙원을 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한·일 평가전은 우리 선수들과 대표팀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세계 축구 수준에 많이 근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에는 김동진, 박주영, 이정수,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 개인적으로 FC서울 코치 시절 함께 생활한 선수가 6명이나 포함돼 있는데, 이들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크다. 이들이 잘할 것이라 믿지만 솔직히 걱정도 된다. 동진이와 주영이는 2006년 독일월드컵을 경험했으므로 이번 월드컵에선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한다. 월드컵을 처음 경험하는 정수, 청용, 성용, 승렬이에겐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주문하고 싶다. 해외리그와 A매치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잘 살려야 한다. 그러나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잘 하려는 의욕이 앞서 냉정함을 잃고,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부담감을 지나치게 많이 갖지 말고, 차분하게 준비하라는 것이다. 또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통제해 팀의 일원으로서 해야 할 것을 하고, 그 안에서 냉정하게 개인의 창의적 플레이를 하라는 것이다.
1990년 이탈리아, 1994년 미국월드컵에 두 차례 참가한 경험이 있는데 첫 출전이었던 이탈리아 대회 벨기에와의 조별리그에서 뛴 생각이 난다. 1989년 대표팀 발탁 후 큰 대회가 처음이어서 경기장 분위기에 압도됐고, 경험 미숙으로 기량을 펼쳐보지 못해 아쉬웠다. 미국 대회 땐 앞선 경험 덕분에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었다.
우리 대표선수들은 다들 영리하고 좋은 기량을 가진 만큼 심리적인 안정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마음속으로 준비를 잘하고 컨디션 조절에 힘쓰며 부상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월드컵을 통해 좋은 경험을 하고,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 후배들 모두 훌륭한 선수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남아공월드컵이 되었으면 한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성장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 주길 바란다. 16강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돌아오면, 후배들에게 한턱 멋지게 쏠 생각을 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단 모두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이영진(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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